미련 - 김건모 : 2001. 12. 7

그대가 나를 떠나고 혼자라는 사실 때문에
얼마나 많은 밤을 숨죽여 살아 왔는지
오늘도 비는 내려와 젖어드는 너의 생각에
아무 소용없는 기다림이 부담스러워

보고 싶어서 눈을 뜰수가 없어
살아있는 순간조차 힘겨우니까
이젠 버릴수도 없어 널 그리는 습관들
나 그만 지쳐 잠들것 같아...

잊을수 있을것 같아 스스로 위안도 하지만
버리고 버려도 끝이 없는 너의 그리움

보고 싶어서 눈을 뜰수가 없어
살아있는 순간조차 힘겨우니까
이젠 버릴수도 없어 널 그리는 습관들
나 그만 지쳐 잠들것 같아...

미워했었어 나를 떠난 그대를
보고 싶어 미워지는 내맘을 알까?
이젠 버릴수도 없어 널 그리는 습관들
나 그만 지쳐 잠들것 같아...

잊을수 있을것 같아 스스로 위안도 하지만
버리고 버려도 끝이 없는 너의 그리움

...

어느 까페를 찾았던 몇달 전이 생각난다.
관객이라고는 털보와 털보의 동료 밖에 없는, 비가 철철 내리던 그날,
이름도 모르는 무대위의 가수가 이 노래를 불러 주었다.

`사랑하는 그대`라는 노래속의 뜻이
떠난 애인이 아니라
털보가 사랑하는 가족, 부모님, 동료들, 선후배들이라고 생각이 들었던 것은 왠지...

...

털보가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연상되었던 제목은 `그리움` 내지는 `고독`이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제목이 `미련(未練)`이라고 했다.

미련(未練)이라는 말을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어떤 일이나 사람 등을 단념해야 할 처지에서 깨끗이 잊어버리지 못하고 끌리는 데가 남아 있는 마음`이라고 되어 있었다.

...

어렸을 때 털보는 `후회없는 삶을 살자`라고 좌우명을 삼았던 적이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많은 선택을 하게 되었고,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 때문에
아마도 그 좌우명은 `후회를 덜하는 선택을 하자`라는 것으로 바뀌었던 듯 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후회나 미련은 남는게 인생인 모양이다.

털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해 미련이 남았다기 보다는
그 모두를 가지고 싶었던 욕심이 많았던 것 같고,

언젠가는 돌아가서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길이
세월이 지남에 따라 기다려 주지 않음을 느끼기 때문인 듯 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빠른 때라고 하던데...?

Posted by 털보

2006/02/23 10:32 2006/02/2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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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좋은사람 2006/02/23 12:47 # M/D Reply Permalink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집에서 시디를 뒤적이던 중 털보형님께서 전에 주셨던 '뮤직메일 100회 스페셜' 이 보이길래 오전내내 잘 보고 들었답니다.^^
    요즘 엠블에서는 거의 안보이셔서 홈페이지로 찾아왔더니 새로 바꾸셨군요.
    이제 다시 시작하시는 건가요?

    늦었지만(제일 빠른지도 ㅎㅎㅎ)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제주에도 한번 놀러오시길..

    건강하세요~!!

    1. 털보 2006/02/23 13:29 # M/D Permalink

      아, 정말 반가운 님께서 오셨군요... ^^
      제주는 잘 있겠죠...?
      그동안 바쁜 척만 하다가 모처럼... 새롭게 한번 바꿔볼려고 블로그타입으로 바꿔봤답니다.
      그저께 시작했는데, 이렇게 빨리 첫손님이 오실줄이야...^^
      제주.. 진짜 한번 가고 싶어요.
      인천에 오실 일 있거든, Any Time, Any Call...

      건강하시고~

  2. 콩쥬 2006/02/23 15:28 # M/D Reply Permalink

    음. 이곳에서 다시(?) 시작하시는 건가요?
    제아무리 친숙한 공간이라도 주인없는 집은 무의미 한 것 같아요.
    낯선 곳에서의 친숙함... 기대되는 걸요. ㅎㅎ
    대문의 사진 누가 찍었는지 대단히 훌륭하옵니다. ㅋㅋ
    그나저나 함 뭉쳐야 하는디~ 쩝;

    1. 털보 2006/02/23 15:32 # M/D Permalink

      저 사진 누가 찍었는지, 참 잘 찍었죠...? ^^
      맘에 들어 하는 사람이 많답니다...ㅎㅎ

      여기서 조금씩 조금씩...
      추스리고 정리하며 여유를 갖겠습니다.
      자주 놀러오시고, 함 뭉치시죠.

      아참, 스무디놀이는 잘 되시나요...? ^^

  3. 냉이 2006/02/23 18:20 # M/D Reply Permalink

    블로그에 인사남기구 바루 와봤습니다..
    한참때는 여기 홈두 곧잘 놀러오곤 했었는데,
    제가 너무 그동안 안왔던건지.. 좀 분위기가 바뀌었네요.. ^^

    종종 인사올릴께요..
    이 집에서.. 좋은 이야기 많이 만드시길 바랄께요.. ^^

    1. 털보 2006/02/23 19:05 # M/D Permalink

      오랜만이군요, 냉이님...
      한동안 뜸했던 터라, 뭔가 분위기도 바꿀 겸 해서
      일단은 외양부터 한번 바꿔봤습니다.
      좀더 정리가 되어야 될 듯 해요.
      건강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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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lsomina - Caetano Veloso : 2001. 10. 5

`잠파노가 왔어요, 잠파노가 왔어요`...

눈망울이 큰 한 여자가 양철북을 두드리며 손님들을 모으려 한다.
이윽고 손님이 모이면 무식하게 보이는 사내가 나와 쇠사슬을 철렁이며 손님들에게 보여준다.
그 사내는 사람들의 미심쩍은 시선 속에서 쇠사슬을 자신의 가슴에 칭칭 감는다.
눈망울이 큰 여자의 양철북 트레몰로가 이어지면서 사내는 가슴에 힘을 모은다.
툭툭 불거져 나오는 사내의 근육과 함께 마침내 쇠사슬은 동강이 나고,
양철북 소리는 힘찬 트렘펫 소리로 바뀐다..

...

이 장면은
무식해 보이는 사내, 잠파노는 Anthony Quinn이,
눈망울 큰 백치 여인, 젤소미나는 Giulietta Masina가 연기한
`La Strada : 길`의 한 장면이다.

1954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Masina의 남편이기도 했던 Federico Fellini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대부, 로미오와 줄리엣의 음악을 맡았던 Nino Rota가 음악을 맡았다.

브라질의 밥 딜런이라고 불리는 Caetano Veloso의 스캣으로 듣는 `La Strada`의 주제가이기도 한 `Gelsomina`를 추천해본다.

...

네오 리얼리즘의 기수라 불리는 Federico Fellini를 떠올리면
털보는 아주 어릴 적의 기억때문에 혼자서 몰래 살풋 미소를 머금곤 한다.

털보는 중학교때부터 일제 영화잡지인 `Screen`이나 `Roadshow`를 헌책방에서 사보곤 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영화잡지라고는 전무하다시피 했기 때문에,
겨우 영화소식을 얻을 수 있는 길은 부산 대청동 헌책방 골목에서
스크린과 로드쇼를 보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당시로서는 최신판을 샀던 제가 우연히도 맨 뒷쪽의 펜팔란을 보았던 것 같다.
일본어도 제대로 못하던 시절에 웬 펜팔...?

하지만 털보는 사고를 쳤다.
어줍잖은 영어로 몇마디 써서 일본에 국제 우편을 보냈던 것이었다...
`니 영화 좋아하나? 내도 좋아한다...` 머, 이런 식의 영어 편지 였던 것 같다.

몇주가 지나고 난뒤, 기대치도 않았던 답장이 왔다.
예쁜 일본식 종이 인형과 부적이 동봉된 답장이었다.

다음번 편지에는 서로의 사진이 오갔다.
학교에 괜히 자랑한다고 가져갔다가 선생님께 걸려 혼도 났던 것 같다.

그러던 중, 그 여학생의 편지 속에서 Federico Fellini를 발견했다.
털보는 그가 누구인지 몰랐지만, 그 여학생은 그의 열렬한 팬이라고 했다.
왜 털보가 좋아하는 조지 루카스나 스티븐 스필버그가 아니었는지...
털보 답장에다 이렇게 썼다.
`Federico Fellini는 모른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도 알아보겠다. 난 조지 루카스가 최고의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몇주가 지나도록 그 여학생으로부터 답장이 오지 않았다.
털보가 다음 답장이 왔을때 써먹을 수 있도록
Federico Fellini에 대해서 달달 외우도록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는데...
그에게서 더 이상의 답장은 없었다..
아마도 펜팔의 무식함(?)에 놀랐던 그 여학생은 
스타워즈나 수퍼맨 같은 SF보다는 네오리얼리즘을 더 좋아했던 모양이었고,
그렇게 해서 짧은 일본과의 펜팔은 끝이 났다.

...

미녀와 야수를 패러디한 듯한 `La Strada`의 미녀,
아니 순수의 결정체 였으면서도 백치, 광녀(La Loca?)였던 `Gelsomina`를 들으면서
한껏 부드러움에 젖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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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3 10:10 2006/02/2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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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준일 2006/03/02 11:17 # M/D Reply Permalink

    Caetano Veloso ㅠ_ㅠ 아주 예술입니다. 그계통 넘버5안에 항상 넣어도 아까운!

    1. 털보 2006/03/02 11:26 # M/D Permalink

      그렇지...? ^^
      역쉬~ 엠푸는 예술을 아는게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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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편지 - 안형수 : 2001. 11. 16.

2001년 11월 16일에 썼던 뮤직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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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만 네돌이 지난 딸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이 아이는 항상 저의 품에 안겨서 잠들기를 좋아하는데,
저는 그 아이를 품에 안고 잠들때까지 노래를 불러주죠.

주로 불러주는 노래가 오빠생각, 섬집아기, 나뭇잎배, 엄마야누나야, 등대지기 등인데,
제가 사업차 바쁜 관계로 자주 재울 시간이 없다 보니
딸아이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서로 서운하게 잠이 들곤 했죠.

어느날 인터넷에서 shopping을 하다가 기가 막힌 음반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제 음성에 맞는 톤의 기타로 연주하는 오빠생각, 섬집아기, 나뭇잎배, 엄마야누나야, 등대지기 !

그것이 바로 "안형수의 마법의 성"이라는 음반이었습니다.
(절대 아이들을 위한 기타연주곡 아닙니다. ^^)

저는 그 음반을 들고 집에 가서 딸아이를 재우며
음반을 나즈막히 틀어 놓고 예의 그 노래들을 불러 주었죠.
물론 우리 딸아인 곧 잠에 빠져 들었고 말입니다.

그러다 며칠간 제가 밤도 새고 딸아이가 잠든뒤 늦게 귀가하는 시간이 잦았었는데...
어느날 저녁 무렵에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더군요.
아이는 뭐하냐고 그랬더니, 글쎄 그 음반을 틀어 놓고 잠을 청하고 있다는 겁니다.

나중에 커서라도 우리 딸아이에게는
오빠생각, 섬집아기, 나뭇잎배, 엄마야누나야, 등대지기 이런 노래들에서
아빠의 품에 배인 담배내음을 떠올리게 될까요...?

하하...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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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2 19:54 2006/02/2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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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씨줄과 날줄이 얽히고 기대어 살아가는 것...


문득 아파트앞 놀이터에서 발견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가까운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


그게 존재의 몫이 아닐까 하고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배경음악 : Illusion (달팽이) from Nouveau De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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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3 01:20 2005/01/03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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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그룹(The Real Group)이 온댄다.


동영상 출처 : Empas Event

리얼그룹이 내한공연을 갖는댄다.
보고 싶은데...
이 동영상으로 만족해야겠다.

아마도 이 동영상은 지난 내한공연의 것 같은데,
Walking down the street와 Ticket to ride를 연속으로 들려준다.
놓치지 말아야 할 장면은 Ticket to ride에서 일렉트릭 기타를 목소리로 연주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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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4 16:48 2004/11/0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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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듣는 음악 : Blue Moon - Tommy Emmanuel



비온 뒤 매우 푸르러진 가을 하늘.
이런 가을 하늘 아래에서는 그냥 신나는 음악이 듣고 싶어집니다.

아무런 생각없이...
그냥 들어봅시다.

음악은 요즘 털보가 늘 PDA에 넣고 다니는 Tommy Emmanuel.
(왜 이렇게 이 아저씨 기타소리가 좋은지...^^)
엠마뉴엘 아저씨도 즐거운지, 연주하는 도중에 흥얼거리기도 하고.

퉁퉁하는 소리에 발도 맞추어 보고...

즐거운 가을 보내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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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13 17:45 2004/10/1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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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사랑에 빠져볼까


배경음악 : We all fall in love sometimes - Kevin Kern

위 사진에 나온 책들은 최근, 지인들이 털보에게 건네 준 책이다.
요즘 들어 늘 읽는 영화잡지 외에는 책을 멀리 한 편인데,
휴일을 맞아 책장 앞을 어슬렁거리다 보니 문득 저 책들이 눈에 들어왔다.

리차드 버튼이 쓴 "영문판 The Arabian Nights".
예전에 사둔 핸드헬드 영어사전 C Pen을 꺼내어 들고다니면 모를까,
영문판이기에 읽기 쉽지 않다.
책을 한번 들기 시작하면 완독하지 않고는 배겨나지 않는 특유의 벽 때문에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그만큼의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기도 한 것이다.
펼쳐 들기에 아직은 쉽지 않은 책이다.

도스또예프스끼 전집 중 "노름꾼, 악어외".
털보가 가진 또 하나의 벽은 전작주의다.
사진의 아래켠에 제목이 삐죽이 나온,
"아, 아, 타, 타..." 하는 것들도 그 전작주의 벽때문에 사서 읽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들이고 보면,
이 책을 처음 들었을 때 드는 생각은
도소또예프스끼 전집 18권을 차례로 다 읽어 나가야 될 것만 같은 부담감이었다.

만화로 보는 "호메로스가 간다 1편"...
위 두 권의 책보다는 한결 펼쳐들기 쉬운 책이 아닐까 싶지만
이 역시나 몇 권으로 묶여 나올 책이기에 펼치기가 쉽지 않다.
더더욱 어려운 것은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이우일의 터치가 워낙 센 탓에 전혀 만화처럼 느껴지지도 않을 뿐더러
만화치고는 지나치게 어려운 말들과 글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책을 좋아하는 털보네 토끼도 몇 장을 넘기다 실패한 책이고 보면
털보에게도 쉽지 않을 책처럼 여겨진다.

...

하지만 가을...
이른 바 독서의 계절이라고 주입된 때이기에
새로운 양식(?)을 마련하려 한다.

이 가을에, 저 셋 중 누구랑 한번 사랑에 빠져 볼까...




[img:Imagebank02.gif,align=,width=76,height=87,vspace=0,hspace=0,border=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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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10 22:11 2004/10/10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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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
비 그친 뒤 쌀쌀해진 거리에서 다정한 님들을 만났습니다.
이곳저곳에서 맥주한잔을 기울이며 들었던 노래...
그리고 그 후유증으로 까진 털보의 무릎...

금요일 오후를 노래와 함께 추억해 봅니다.






[img:Imagebank02.gif,align=,width=76,height=87,vspace=0,hspace=0,border=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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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02 22:59 2004/10/02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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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정란 2004/10/03 01:48 # M/D Reply Permalink

    돌아본 내 17세에는 공부한 기억 밖에는 아무것도 없다면, 너무 재미가 없지요?
    그 시간 틈새로, 마시던 자판기 커피, 마당(우리 학교는 운동장이 없었음) 한 구석 라일락 나무 아래에서 친구랑 나누던 작은 언어들, 몰래 들여다 본 성당의 성스러움을 들이 마시던 일.....을 제외하면,
    내 17세의 거의 모든 시간은 교실이었습니다......

    murmur vague obscenities 하지 않는 지금이..... 모든 것이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하고, 드디어 다른 쪽 길을 기웃거리지 않게 된, 그리고 이 안정이 주는 행복감....
    과연.....지금이....진실로.... 행복합니다.........*^^*........
    지나간 모든 것에 대한 미화, 그리고 가보지 않은 모든 곳에 대한 동경심은 단지 허상에 불과한 것임을 어느 순간에 알게 되었지요.

    지금.... 내가 숨쉬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이 순간을 존재했던 어느 순간보다도, 그리고 다가올 어떤 영광의 순간보다도 사랑합니다.....

    고맙다.
    마음이 따뜻해졌네. 누구보다도 세심한 배려 기억할께 !
    오늘도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기원한다. *^^*

  2. 털보 2004/10/03 03:24 # M/D Reply Permalink

    노래, 마음에 드셨나요...? ^^
    지금이 진실로 행복하시다니, 그 행복 영원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시구요... 날씨가 많이 차가워졌습니다. 건강도 조심하시구요...

    덧글 : 나중에 e메일로 주소 하나 보내주시면 제가 만든 씨디 하나 보내드릴께요...머, 별건 아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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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음악 : Forest - Yuhki Kuramoto

털보의 휴식기간이 많이 길었나 봅니다.
사실 휴식을 찾아 떠난 건 만24시간 뿐이었는데,
그것을 준비하고, 그 속에서 마음만은 푹 쉬어,
그래서 아직도 여운이 남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태풍이 지나가던 날, 털보가 찾은 축령산 휴양림에는
사람은 없고 물은 많은, 더없이 평온한 느낌을 주더군요.
더운 여름 중 휴가도 아직 못가셨을 분들도 많으실텐데,
그 분들께는 그림으로나마 휴식을 드리고자 합니다.

...


털보가 머물렀던 축령산 휴양림의 산림휴양관의 모습입니다.
산책로에서 찍으니까 숲에 가렸는데, 외려 더 예쁜 모습으로 나왔군요.


원래 물이 많은 것인지, 태풍으로 인해 물이 불어난 것인지
휴양관 바로 옆으로 흐르는 계곡 물들 소리가 너무나 요란했습니다.
저 물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들...
황홀한 24시간이었습니다.


휴양림에 도착했을 때 태풍으로 인한 비는 그쳤습니다.
구름인지 안개인지도 모를 습기가 숲속에 가득하더군요.
산책로의 스케치입니다.


역시 산책로의 스케치...


산책로 계단에 여기 저기 버섯들이 많았습니다.
전혀 햇볕이 들지 않는다는 뜻일까요...?
푹신푹신한 숲속길과 나무계단 사이에서 발견한 버섯들입니다.




숲속에는 저 사진처럼 통나무집도 있더군요.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통나무집들은 나무로 된 계단들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저런 집에서 하룻밤 보내는 것도 괜찮겠죠...?


휴양림을 걷다보면 군데군데 수목들과 꽃에 대한 설명이 붙어 있었습니다.
조그만 국화이려니 했는데, '벌개미취'라는 이름이 따로 있더군요.
보라색 벌개미취 군락을 발견하고 뒤에 펼쳐져 있는 벌개미취들을 포커스로 한 컷.

이번에는 바로 앞의 벌개미취를 포커스로 한컷.
저 뒤의 벌개미취들은 아롱아롱 보입니다.

이번엔 바로 앞의 벌개미취를 줌인해서 한 컷.


이윽고 밤이 왔습니다.
별이 보였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태풍으로 인해 밤하늘엔 구름만 가득했습니다.
멀리 능선이 보이고 능선 뒤로는 밝은 불빛들이 구름에 산란하여 보였습니다.
저것은 아마도 도시의 불빛일까요?
저렇게 휘황한 곳에 살다가 산속 이런 풍취를 느끼지 못했다는 생각에
현재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여우와 토끼와 함께 산에 올랐습니다.
축령산은 해발 888미터. 어른 걸음으로 세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아
간단하게 전망대에만 오르기로 했습니다.
생후 처음으로 엄마아빠와 함께 산에 오르는 토끼가 신이 나서 올라갔군요.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랫동네의 절반의 절반도 안되는 사진...^^


전망대에서 내려오다가 발견한, 누군가에게 의해 베어진 나무의 사진입니다.
나이테를 세어보니 족히 50년은 더 되었더군요.
어떤 필요에 의해서인지는 모르지만 잘려나간 나무의 나이테가
조금은 황망해 보였습니다.

...

비가 오는 도로를 운전해 갔고, 산을 오르고...
몸은 많이 피곤했습니다만은 마음은 더없이 평온하고 여유로와졌음을 느꼈습니다.
몸은 비록 현실에 있지만 마음만은 늘, 숲속의 평온과 여유와 함께 했으면 합니다.



[img:Imagebank02.gif,align=,width=76,height=87,vspace=0,hspace=0,border=0]

Posted by 털보

2004/08/25 01:44 2004/08/25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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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asyone 2004/08/25 23:01 # M/D Reply Permalink

    숲속의 평온과 여유로움이 음악과 함께 전해지는 듯 하네요....
    평화로운 휴식을 누리셨군요 ^^

  2. 털보 2004/08/26 00:03 # M/D Reply Permalink

    물리적으로 24시간이었지만, 마음으로는 몇년을 살고 온 것 같은...ㅎㅎ

  3. 최소영 2004/09/03 11:10 # M/D Reply Permalink

    며칠전 '수종사'와 '모란미술관'이란 곳을 다녀왔어요.
    아시는 분들도 많던데요.
    마석쪽이라구 해야하나....
    혹 가보실 일 있음...꼭 가보세요...너무 좋았어요....털보님의 토끼랑 여우님이랑 가셔두 아주아주 좋을거에요.
    특히, 양말은 꼭 신구가세요. 수종사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무료로 차를 대접받을 수 있는데요.
    그땐 꼭 양말을 신고 들어와달라구 하더군요. 양말 안신으면 정중한 거절을 받는다구 하네요.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경치는 가히 장관이락 해야되겠네요.
    올라가는길이 무지 가파라요. 토끼가 있으니, 차로 입구까지 가셔야 겠네요.
    전, 차가 너무 힘들어해서 산밑 아래부터 차를 놓구 걸어올라갔는데, 정말 운동안하는 저로써는 올라갈때 한 40분 걸리구, 내려올때 30분쯤 걸렸어요.
    올라갈때 가끔 뒤돌아보면 북한강이 내려다 보여서 힘을 북돋아 주더군요.

    ^^ 가기 전에 이 노래 들었었는데, 넘 평온해서 우울했었어요..ㅋㅋ
    이번 휴가두 못챙기구, 바쁘기까지해서 힘들었었는데(이런분들이 한두분이시겠냐만서두..)
    너무 평온한 이 노래가..안정을 넘어 우울까지 가게 하더군요..
    ^^ 그래두 중독성인지 다시 또..들으러 들어왔는데,
    이번엔 '수종사'를 마구 떠올리게 하네요.

    기회되면 꼭 가보시길.....정말....왕 강추! 제가 평일에가서 더 한가롭게 느꼈을 수도...^^

  4. 털보 2004/09/03 13:57 # M/D Reply Permalink

    축령산도 마석과 가깝고 북쪽으로 올라가는데,
    모르긴 해도 수종사는 북한강이 보인다고 하니 마석의 남쪽인 듯 싶습니다.
    정말 그런 곳에 가서 차 한잔 대접받고 싶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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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음악 : In Silence - Jia Peng Fang

벌써 8월입니다.
휴가와 방학으로 인해 아침 출근길이 한결 한산해진 것 같습니다.
그런 중에도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많은 분들이 열심히 직장으로 향하시더군요.

이른 아침인데도 가로수에 숨어있는 매미들의 짝을 찾는 노래소리가 들립니다.
어쩜, 노래라기 보다는 거의 발악에 가까운 소리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짝을 찾으려는 절규를 해 대는 것 같습니다.

아침 출근의 고즈넉함을 느끼기에는,
그 매미소리가 너무 처절하게, 귀를 따갑게 만듭니다.

매미소리를 피해 전철 지하도로 들어섭니다.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한결 지나다니기가 편합니다.
하지만 뒷발치에서 딱딱거리는 소리가 귀에 거슬립니다.

흘깃 돌아보니, 그 소리는 웬 아가씨의 샌들굽소리.
딱하는 소리에 머리속이 윙윙거리는 것 같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그 아가씨가 저만치 빨리 지나가길 기다립니다.

아가씨는 저만큼 앞서갔지만 딱딱거리는 굽소리는 공명이 되어
지하도 전체를 여전히 울리는군요.

전철을 타기 위해 계단을 오를라 치면 눈앞에서 딱딱하는 파음이 귀를 후벼 파고
다시 계단을 내려설라 치면 딱딱거리는 공명이 뒤통수를 때립니다.

맞은편으로 어떤 젊은이가, 집에서나 어울릴만한 커다란 헤드폰을 끼고 옵니다.
저 헤드폰 밑에 있는 귀는 얼마나 더울까 하는 생각보다는
지금 그를 바라보는 털보네 눈은 부러움으로 가득합니다.
아니, 파음을 피하고 싶은 귀가 더 부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소리를 피하는 방법은 없을까 내심 고민해 보지만
도심의 여름은...
온갖 소리로 가득한,
소리의 계절인 듯 여겨집니다.

...

조금은 조용함 속에서 있고 싶어 선곡해 봅니다.

들으시는 곡은 Jia Peng Fang의 Rainbow 앨범 11번째 트랙의 곡,
In Silence 입니다.

감사합니다.


[img:Imagebank02.gif,align=,width=76,height=87,vspace=0,hspace=0,border=0]

Posted by 털보

2004/08/04 10:29 2004/08/0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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