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보를 기다리는 또 다른 일과가 있습니다.
평일날에는 얼굴조자 제대로 못 보는 털보네토끼와
밀렸던 정을 나누는 시간이 그것입니다.
최근 2주 동안의 주말은
털보네 토끼와 내내 자전거를 타고 아파트와 인근 학교 운동장과,
그리고 자전거를 차에 싣고 2,3킬로미터 남짓 떨어진 부천상동 호수공원을 찾아
시간을 같이 하였습니다.
호수공원의 휴일은 많은 사람들로 붐빕니다.
주변에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빽빽한 아파트가 있는데,
어찌 이런 곳에 인공호수가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드는,
조금은 삭막하지만, 그나마 나름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 곳에서 한마리 새를 만났습니다.
처음 보았을 때에는 물가에 서 있으면서 꼼짝도 안하길래
공원측에서 만들어둔 조형물인 줄 알았습니다.
털보와 토끼가 '야, 조형물인가 봐'라고 말하면서 돌아서려는 순간,
순간적으로 고개를 획 돌려버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야, 저것 봐, 움직인다'
털보의 말에 토끼가 되돌아보았지만, 또 한참을 움직이지 않다가
문득 푸드득 날개짓을 하며 난간 손잡이에 날아 올랐습니다.
'찍어, 찍어~'
토끼가 사진을 찍어 나중에 보자고 채근을 해서
카메라에 먼지가 앉아 사진을 찍지 않으려던 털보는 어쩔수 없이 렌즈를 끼우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늘까지만 해도 이 새의 이름을 몰랐습니다.
잠시 짬을 내어 찾아보니, 이름으로만 잘 알던 해오라기.
아, 이런 모습이었군요.

Posted by 털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