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보의 뮤직메일 : 2004. 11. 26.
나는 배, 그대는 바람 : Vem Kan Segla Forutan Vind - The Real Group



배경음악 : Vem Kan Segla Forutan Vind - The Real Group with Toots Thielemans

안녕하세요, 털보입니다.

아마도 이 뮤직메일을 받을 즈음이면 눈 또는 비가 온다고 하는데,
일기예보가 맞을지 두고 볼 일입니다.
예전과는 달리 기상예보가 많이 정확해져서
집을 나서거나 사무실을 나설 때 즈음이면 꼭 한번씩
인터넷의 기상정보를 참조하는데,
이 글을 쓰는 시점 현재의 예보를 보면
눈 또는 비가 온다고 하는군요.

그 비가 그치면 정말 겨울이 올 것처럼
영하권으로 떨어진다고 합니다.
11월에 맞이하게 될 마지막 비가 꼭 겨울을 부르는 것 같습니다.

...

며칠전 한밤에 문자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앞서 전화가 걸려 왔었는데, 받지를 못했더니
낯선 전화번호의 발신지에서 문자메시지가 남아 있었습니다.

"목소리 듣고파서 전화했어요. ^^"

한 밤에 누굴까요...
털보가 연애할 나이도 아니니만큼 살풋 미소를 지으며
잘 못 전달된 문자메시지라 여겼습니다.

다음날 오후에 낯선 지역번호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요즘은 워낙에 스팸성 전화가 많이 걸려오는 통에
조금은 딱딱한 투의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전화의 주인공은,
인터넷과 블로그를 하면서 알게된 온라인 친구였습니다.
가끔 서로의 음악과 글을 보면서 의견을 나눴던,
그리고 온라인 채팅으로 대화도 약간 나누었던 온라인 친구.

상상과는 다른 목소리를 가졌던 온라인친구와
서로의 안부를 묻고, 그동안 묻어두었던 약간의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이야기를 하며 짧은 대화를 마쳤습니다.

낯가림이 조금 있는 털보로서 실제로 만나보지 못한 온라인 친구와의 대화가 끝나고 나니
통화중의 긴장이 풀어지면서 얼굴엔 미소가 감돌더군요.
어쩌면 외로운 감이 드는 온라인에서
이렇게 음악과 글로,
그리고 전화목소리로 정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신기한지,
잠깐이나마 마음이 설렜습니다.

...

온라인과 인터넷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털보 주변엔 꽤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싫어할 만큼 온라인이 선정적으로, 쓰레기 같은 정보로 넘쳐나는 게 사실이지만
이런 따뜻한 기운을 한편으로 느낄 수 있음을
그 분들에게 한번쯤은 말해 주고 싶습니다.

뮤직메일을 내보낸 다음, 독자들께 늘 받는 대여섯통의 답메일이 반가운 것은
혼자의 느낌을 그냥 발설하는 게 아니라
하나에 대해서 서로가 공감함을 알게 되는,
소통의 기쁨을 새삼 누리는 탓입니다.

이런 기쁨이 아니라면 어찌
털보가 그동안, 약 3년 이상을 뮤직메일을 끌어왔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죠.
온라인에서 보는 것은 정보가 아니라 그 행간에 숨은 따뜻한 정이 아닐까,
이곳 저곳에 있는 작자들의 마음을 발견해서가 아닐까...
털보는 그렇게 생각해 봅니다.

...

오늘 들려드리는 곡은 재즈아카펠라 그룹인 The Real Group과
하모니카할아버지 Toots Thielemans의 연주로 듣는
Vem Kan Segla Forutan Vind 라는 핀란드 음악입니다.
영어로 굳이 번역하자면 Who can sail without wind? 라는 뜻이라는군요.

털보의 뮤직메일이 드넓은 바다의 한 조각 배라면
아마도 그 배를 밀어주는 바람은 독자 여러분과 온라인 친구들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img:Imagebank02.gif,align=,width=76,height=87,vspace=0,hspace=0,border=0]

Posted by 털보

2004/11/25 18:30 2004/11/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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