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보의 뮤직메일 : 2004. 11. 23.
마음이 외모를 결정한다 : Change for good - Tommy Emmanuel



배경음악 : Change for good - Tommy Emmanuel

안녕하세요, 털보입니다.

요즘 들어 새로이 털보를 보시는 분들께서
얼굴에 넉넉함이 배어 보인다는 말씀을 자주 하십니다.
털보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1987년에 찍었던
대학시절 사진 한 장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때의 사진에는 정말로 이른바 '범죄형'이라고나 할 만큼
무표정한 털보의 얼굴이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그후 몇년이 지나 어떤 일을 계기로 털보의 얼굴에는 미소가 묻어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얼굴형이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87년도의 사진에 비하면 볼에 살이 많이 붙었는데,
그건 세월이 흐름에 따라 붙은 살이 아니라,
털보 스스로는 '웃음살'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그 웃음살 때문에 털보를 처음 보시는 분들이 아마도 위의 말을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 말을 듣다 보니 2년전 쯤 지인과의 채팅이 기억납니다.
그때 채팅할 때의 털보 닉네임이 '마음이 외모를 결정한다'였었는데,
그걸 본 지인이 말을 걸어 왔습니다.
그때의 채팅내용을 한번 들여다 볼까요...?

...

지인 : 아이디가 참 멋집니다. ^^

털보 : 오늘 아침 출근길에 전철 유리창의 내모습을 보면서 느낀 그대로다...ㅋㅋㅋ

지인 : 마자여. 표정이 반은 먹고가죠

털보 : 내가 이어폰 꽂고 정장에 롱코트, 목도리 걸치고 있고
노래 들으면서 다른 거 생각하면서 빙긋이 웃으니까
옆에 서 있던 어떤 아가씨가 억수로 주의깊게 쳐다보더만...
꼴에 목걸이 mp3p하고 있으니 얼마나 같잖았겠어...
근데, 한 몇번 힐끔거리더니 아가씨도 빙긋이 웃대...
내 나이가 어떻다 그러는게 아니라
내 외모에 mp3p가 문제가 아니라
뭣이든 내가 만족하고 즐겁게 사는 모습이 좋았던 게 아닐까...
걍 내생각임...

지인 : 마자요. 아무리 성형학적으로 아름다운 얼굴이래두 불안한 표정이거나 짜증스런 표정이라면
호감이 안가는게 당연하죠
저는 그 옥동자를 보면서 생각하는데 항상 웃는 모습이 정감있게 만들어줘요
별로 자신은 그 외모에 신경 안 쓰는 듯 보이고

털보 : 내가 요즘 전철에서 책을 잘 안보거든...
그러는 동안 지나는 사람, 앉아 있는 사람들 얼굴을 주의깊게 보는데
아무리 예뻐도 '아, 쟤랑은 진짜 인연 맺고 싶지 않다...' 이런 사람도 있고
별로 특이하지도 않은데, '와... 엄청 땡기네..' 하는 사람도 있쥐.
그게 다 맘이 얼굴에 드러난게 아닐까 하는 생각임...
오늘도 전철타고 오면서 글 쓸 소재를 세개나 발굴했는데...
그런거 생각하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거든...
아까 그 아가씨도 그 미소중의 하나를 봤겠지...

지인 : 요즘은 루키즘이라고 Lookism 신종어가 생긴 거 아세요?
외모지상주의가 그런 말을 만든거죠
참 씁쓸하지만, 정신없이 살아가다보면
저도 정신세계보담, 눈으로보이는 세계에만 집착하게 되는 속물이 되고 마는걸

털보 : 내가 요즘 전철에서 보고 느끼는 건데...
어떤 연인들을 보면, '우째 저래 생긴 사람들이 만나고 좋아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
그 사람들이 다 얼굴보고 키보고 만나는 건 아닌 거 같아서 말야
첫 만남은 look 일지 몰라도 평생 같이 살거나 인연을 맺을 사람은 look이 아니쥐...
그거 아니겠어...? understanding이 중요한거지...

지인 : 그게 또 중요할때도 있어요.
속된 말로 악세사리라고 하는데 한번쯤 우쭐댈만한 상대를 데리고 다니고 싶은 마음이 있자나요
그게 요즘은 너무 심해져서 문제지만
생철학에서 말하기로
'나'=나 + 나의 환경
절대로 나 혼자만 만족한다고 해서 되지 않죠
사실, 스스로 만족한다는 기준도 남이 만들어놓은 것에 부합될 때가 많고

털보 : 남들 눈에 비친 내 모습을 자꾸 보려니깐 그러지
정말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自現하게 돼 있는기야...
나한테 만족하라는 야그가 아니쥐, 나는 항상 불만족인디...
무어던지 열심하고 무어던지 사랑스럽게 느끼고 무어던지 애정을 가지고 보면
그렇게 생각만 하는 내 모습이 외모로 드러날끼야...


...

털보가 '음악과 함께 하는 여유'를 지향하는 걸 독자님들은 아실겝니다.
환경이 날 지배하기 이전에 늘 넉넉한 마음을 가지려 애를 쓰고 있는데,
그런 것들이 얼굴에 스스로 드러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흔히들 40대 이후의 얼굴은 스스로가 책임진다고 하더군요.
돈으로 성형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 40대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살아가는 중의 마음가짐이 스스로의 얼굴을 결정하는 것이 아닐까...
털보는 그렇게 생각해 봅니다.

오늘이 잘 못 되었다 하더라도 조금씩 변화해 가는 과정을 거친다면
언젠가는 마음에 드는 외모를 스스로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Tommy Emmanuel의 기타연주로 'Change for Good' 전해드리면서
털보는 물러갑니다.

멋진 한 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털보

2004/11/22 16:07 2004/11/2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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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정란 2004/11/24 12:09 # M/D Reply Permalink

    그 계기가 된 어떤 일이 정말 궁금하군요!

  2. 털보 2004/11/24 13:46 # M/D Reply Permalink

    짧게 말씀드리자면, 인생의 좌절이었지요.
    그 좌절을 이겨내는 방법은 진솔과 미소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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