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보의 뮤직메일 : 2004. 10. 22.
푸르른, 그러나 나른한 : Autumn's Echo - Brian Crain



배경음악 : Autumn's Echo - Brian Crain

가을 하늘이, 도시를 뒤덮은 희뿌연 대기에도 아랑곳없이 푸르름을 더하는 계절입니다.
이 화창한 계절에,
털보는 지난 주말 그 푸른 하늘을 멀리한 채 15시간동안이나 곤한 휴식을 취했습니다.
무에가 그리 바쁘고 피곤하였는지조차 잘 모를 정도로 시간을 보내었던 것 같고,
그렇게 꿈속에 빠진 듯한 기분으로 시간들을 보내다
마침내는 피곤에 겨워 토요일 저녁 일찍부터 일요일 늦은 아침까지 잠 속에 빠졌던 것 같습니다.

일요일 늦게 일어나 지난 1주일을 곰곰히 생각해 보니
매일 저녁마다 지인들을 만나 그간의 사정들을 주고 받으며 술자리를 가졌었고,
그렇지 않은 날에는 늦게까지 업무미팅을 하였던 것 같습니다.

긴장이 풀어질만한 금요일 저녁에는 온라인에서 만난 동생들과
옛적의 추억을 살릴만한 장소에서 만나 저녁을 먹고,
흥겨움에 겨워 동전을 넣고 야구공을 치는 동전야구장에서 맘껏 배트도 휘둘렀습니다.

그러나, 요즘 이렇게 몸을 혹사시키는 것에 대한 어떤 경고일까요...
몇 주 전에는 지인들과 어울리다 무릎이 까져 500원짜리만한 상처가 생기더니
야구장에서는 털보가 휘두른 배트에 맞은 공이 털보의 얼굴에 날아드는 바람에 미간이 찢기는,
요즘 들어 괜한 상처가 잔뜩 생겨났습니다.
몸조심하라는 일련의 계시처럼 말이죠...

그런 몸으로 토요일 낮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돌아오니
말 그대로 몸이 물에 적신 스펀지 마냥 가라앉았고,
그 이름도 공교롭게, 마침 TV에서 나오는 스펀지라는 프로그램을 보다
조용히 혼자서 곯아 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

긴 잠을 자고나서인지 오후만 있는 일요일, 모처럼 말간 정신을 가졌었습니다.
다시 한번 지난 일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긴 했지만
피곤으로 범벅된 일정이 되살아나 그리 좋은 되새김질은 되지 못했군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렇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기분으로 이번 주는 조금은 자중하면서 보내었던 것 같은데,
태풍의 영향으로 간간히 구름이 끼긴 했지만 푸르른 하늘과
퇴근길에 보는 반달과 머리를 살짝 풀어 헤치는 바람이
지금이 가을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그리고 살아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스스로 생존의 고마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듯합니다.

Brian Crain의 Autumn's Echo를 들으며,
지금의 이 가을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털보

2004/10/21 17:24 2004/10/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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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정란 2004/10/22 08:38 # M/D Reply Permalink

    삶을 사랑하며 사는 것 보다 더 좋은 영약은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입니다.
    불안하고, 불만스럽던 삶이 사랑스럽게 느껴진 것은 어느 한 순간이었습니다.
    찰나와 같던 그 순간 이후, 모든 것이 긍정적이고, 사랑스러워지면서,
    내 삶 자체가 편안해졌습니다.
    외부적인 것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는데도 말이지요...*^^*

    항상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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