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생일 : Born Again - Steve Barakatt

2004. 9. 21. 털보의 뮤직메일
두 개의 생일 : Born Again - Steve Barakatt




배경음악 : Born Again - Steve Barakatt

안녕하세요, 털보입니다.

출근을 하는 길에 신도림역 한 켠에 있는 실내포장마차에서
모락모락 퍼져 나오는 수증기를 보았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오뎅을 익히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그것을 보자니 뜨겁다거나 덥다는 느낌보다는
따끈하고 훈훈한 오뎅국물이 연상되는,
바로 이 계절임을 느끼게 됩니다.

...

털보는 9월 20일 두 개의 생일을 맞았습니다.
그 중 하나는 추석을 8일 앞두고 매 해마다 가지는 털보의 생일이었습니다.
파릇 돋아나는 새싹들,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
어느새 떨어지는 낙엽, 입김이 하얗게 흘러나옴을 보면서 털보는 세월을 겨우 느끼는,
스스로의 생일이란 것을 까마득히 잊을 나이가 된 것 같습니다.

며칠 전만 하더라도 전혀 생일이 다가왔음을 아지 못했는데
가까운 지인들의, 미리 축하하는 인사를 받으며 그제야 인지를 하게 되었고,
일요일 저녁 미리 축하해주는 블로거 친구의 글과 음악을 들으며
생일임을 직감하게 되었습니다.
(따뜻하게, 털보취향의 음악을 선곡해준 그 블로거 친구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아침이 되어 e메일을 열어보니 털보가 가입한 온갖 쇼핑몰, 금융회사에서 온
축하(?) e메일이 받은편지함에 가득했습니다.
연이어 날아오는 스팸성 문자메시지들... 그리 달갑지는 않더군요...^^
(물론, 그중에 아주 고마운 메시지도 있었지만 말입니다.)

이러저러한 e메일을 읽으며 털보는 또 하나의 생일을 준비하였습니다.
이제 불혹이라는, 어찌 보면 인생의 반환점을 막 도는 듯한 가운데에서
털보의 이름을 걸고 일을 하는 준비였던 셈입니다.

마침 내리는 비는 털보에게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무실 계약을 하고, 임대차계약서를 만들고, 돈을 치르고...
그 계약서를 들고 세무서로 가서 사업자등록이란 것을 했습니다.

처음 해 보는 절차가 조금 당황스러웠던지,
어쩌면 빗방울일지도 모를 물방울들이 털보의 이마에 가득했습니다.
세무서 담당 직원이 털보의 이마를 보며 빙긋 웃기에
털보도 겸연쩍은 미소로 화답해야만 했습니다.

잠시 기다리라는 직원의 말 이후에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이윽고 노란 미색 바탕인 한 장의 종이를 비닐화일철에 담아
직원이 털보에게 건네주었습니다.
마치, 털보가 토끼가 세상에 나와 처음 대하던 것처럼
그 화일철을 받아들고는 한참을 들여다 보았던 것 같습니다.

...

흔히들 나이 40은 인생의 후반전을 기약하는 Half Time이라고 하더군요.
털보의, 조금 오랜 산고 끝에 나온 후반전을 대비한 작전,
이젠 그 작전으로 인생 후반전을 기약하며
털보는 다시 태어나려 하고 있습니다.

털보의 생일이자,
털보인생의 재탄생일인 9월 20일을,
털보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Steve Barakatt의 Born Again을 들으며 그 의미를 다시 한번 새겨봅니다.

감사합니다.



[img:Imagebank02.gif,align=,width=76,height=87,vspace=0,hspace=0,border=0]

Posted by 털보

2004/09/20 18:28 2004/09/2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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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정란 2004/09/21 09:33 # M/D Reply Permalink

    불혹....항상 그 나이가 되기를 바랬습니다. 정말 유혹이 많은 세상이어서 불혹이라는 이름이 주는 매력은 나에겐 거의 신앙이었지요.....40이 되면, 정말 이 세상에 다리를 굳건히 버티고 서서, 어떤 태풍에도 소신대로 행동하는 당당한 나를 상상하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었습니다.....지금.....불혹이란, 15세에 입지하시고도 성인이 되신 공자님의 경우라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생일 축하햬!
    앞으로 더욱 번영하고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

  2. 털보 2004/09/22 10:54 # M/D Reply Permalink

    ^^
    흔들리지 않도록, 여태껏 준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공자는 아니지만, 그렇게 나아가야 하지 않나 싶네요.
    열심히 정진할께요...^^
    축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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