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7. 9. 털보의 뮤직메일
지인들을 위한 기도



배경음악 : Night Prayer - Jim Brickman (▶버튼을 누르셔요)

안녕하세요, 털보입니다.

털보가 있는 곳은 비가 오락가락 하고 있고, 잔뜩 구름이 껴 있습니다.
구름 사이로 해가 비치는 것이 그립기도 한데,
그 해가 나오면 정말 여름이겠지요...?
음식이 상하기 쉬운 계절, 건강 조심 하십시오.

...

지난 월요일, 온라인을 통해 만났던 지인이 불쑥 메신저로 말을 걸어왔습니다.

"저, 이번 주만 회사 나오고 그만 둘 겁니다."
"..."
"저희 팀장이 이 시기에 그만 두는 게 상당한 용기다 라고 하셨어요."
"..."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논문, 글을 쓰려고 해요. 조금 지쳤기도 하구요."
"설마, 영혼이 뒤쫓아 오길 기다리시려고 그러는 건 아니시죠...?"
"그것도 약간의 이유가 되요..."
"털보가 괜한 영향을 미치게 한 건 아닌지..."

...

직장에서 힘들어 하는 후배가 메신저로 말을 걸어 옵니다.

"형, 나 다음 주에 사표 쓸거에요."
"갈 때는 봐 두었니?"
"찾아 봐야죠."
"찾고 난 뒤에 그만 두는 게 낫지 않을까?"
"지금 너무 힘들어요... 나 취직 좀 시켜줘요..."
"..."

...

얼마전 프리랜서로 일하다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려는 지인에게 말을 걸어 봤습니다.

"요즘 어떠세요...?"
"힘들죠..."
"자리가 그렇게 잘 나질 않죠...?"
"네.. 쉽지는 않네요..."
"지난 번에 말씀드린 3개월짜리 프로젝트건 한번 하시면서..."
"그거 하다가 자꾸 질질 끌 것 같아요. 제대로 된 데를 찾아 보려구요..."

...

조금전 핸드폰이 걸려왔습니다.

"저, XXX인데, 기억하시는지요..."
"네.. 어이구, 안녕하세요...?"
"ooo가 부친상을 당했습니다. 빈소는..."
"암으로 투병중인 어머님이 아니라, 아버님이라구요?"
"네... 산에 가셨다가 사고로..."
"..."

...

ooo의 부친상을 알리기 위해 이곳 저곳 전화를 했습니다.
모두들 걱정을 하며, 곧 빈소를 찾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한 지인과는 끝끝내 연락을 못했습니다.
ooo의 상사였기도 하거니와 털보의 직속 후배였던 그는,
핸드폰도 직장전화번호도, 심지어 홈페이지도 연결이 되질 않았습니다.
듣기에는 사업이 잘 된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지인들과 단절을 하고 살아가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웬지 측은한 생각이 들기도 하고...

...

새로운 일을 찾아 새로운 길을 가는 지인들에게,
늘 올바른 길을 선택하는 지혜가 있기를,

아버님을 여읜 후배에게,
지금의 아픔을 더 큰 은혜로 만들어내는 슬기로움을 가지기를,

지인과 절연한 채 저만의 성공을 위해 나아가는 후배에게,
부디 사람을 미워하지 않은 사랑이 가득하기를,

끝으로 털보의 뮤직메일을 아껴주시고 성원해 주시는 독자들에게,
늘 소담스런 행복과 건강이 함께 하기를,

어느 종교에도 속하지 않은 털보가, 조용히 눈감아 기도해 봅니다.

...

들으시는 곡은 Jim Brickman의 Night Prayer 입니다.

감사합니다.



[img:Imagebank02.gif,align=,width=76,height=87,vspace=0,hspace=0,border=0]

Posted by 털보

2004/07/08 16:30 2004/07/0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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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준호 2004/07/09 09:08 # M/D Reply Permalink

    바라보지 않는다고 듣지 않는 건 아니랍니다.
    예전,조그마한 가게를 운영할 때, 연주하는 연주자가 연주 후, 박수가 없으면 힘 없어 할 때, 제가 기운내라고 하던 말인데,오늘 털보님께도 말해야겠네요..
    항상 적선하시는 털보님이 있어,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아! 아직도 절망보다는 희망이 더 많구나.. 하고 생각한답니다.
    오늘도 털보님의 따듯한 마음에,아침부터 우울했던 마음을 가다듬고,하루를 열심히 살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2. easyone 2004/07/09 10:28 # M/D Reply Permalink

    자신을 위해 기도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세상을 살아가는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사표'가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기분좋은 '신호음'이 될 수 있도록 충분한 에너지를 보충해 볼 예정입니다.
    타의가 아닌 자의적인 '휴식'이라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그저 행복하기만 합니다.
    왠지 더 잘될것 같고 말이지요....
    누군가 그러던데요. 쉬고 싶어서 막상 쉬어보면 얼마 못가서 또 '쉬고 있는 자신'에 대한 회의로 인해 힘들어진다고....
    ㅎㅎ 인생은 늘 그런식이죠. 선택하고, 또 고민하고, 또 다른 선택을 하고, 또 돌이켜보고....
    그냥 삶의 박자수를 조금 변화시킨거라고 생각할래요. 4분의 2박자의 리듬에서 8분의 6박자로~~
    털보님의 든든한 음악기도를 타고 기분좋게 하루가 흘러갑니다.~~강약약 중간약약~~

  3. 털보 2004/07/12 12:33 # M/D Reply Permalink

    준호님...

    바라보지 않는다고 듣지 않는 건 아니다...^^
    털보네 뮤직메일에서도 때론 느끼는 대목이군요...
    "리플이나 답메일이 없어도 뮤직메일을 듣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는...^^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차츰 알게 되고 그것에 감사하는 마음은 절로 납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기도해 드리고 싶은 것이었답니다.

    이지님...
    수십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려니 여깁니다.
    여태껏 익숙했던 삶의 방식을 꿈에 맞추어 나가는 것이려니 생각하구요.
    며칠 전 소통을 만났답니다. 소통에게 이지님 이야기를 했더니, "드디어~" 라는 표현을 쓰더군요.
    그런 주변의 기대를 받는 이지님이시니, 잘 하시리라 믿습니다. 힘내시구요,
    화이링~ 빠샤~ ^^

  4. easy 2004/07/13 07:43 # M/D Reply Permalink

    "드디어~" 라는 표현을 써주시는 지인들이 있어. '마침내~" 무언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가오는 날 집에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시간들이 얼마나 오랜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이 달콤한 휴식에 감사하며, 머지않아 털보님과 소통님의 응원에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보겠습니다.

  5. 털보 2004/07/13 10:44 # M/D Reply Permalink

    아직은 '백조답지' 않은 이른 시간에 답글 올려주셨네요...ㅎㅎㅎ... 농담입니다.
    비와 음악과 책... 아, 부럽군요...
    휴식후에 '마침내~' 훨훨 날아오르는, 진정한 백조다운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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