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서약 : The Eternal Vow - Chen Min


2004. 2. 6. 털보의 뮤직메일.
영원의 서약


안녕하세요, 털보입니다.

봄이 올듯 말듯 하는군요.
추위가 조금 가시나 했더니 매서운 칼바람이 불어댑니다.
아마도 아이들의 졸업과 입학 시즌이 되어서 그런 모양이죠...? ^^
건강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배경음악이 들리지 않으신분은 위의 플레이버튼을 눌러 주십시오)

...

털보가 돈을 꾸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여우 몰래 쓸 일인지라 딱히 여우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없고 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긴 해야 하는데
도움을 청할 지인이 머리에 언뜻 떠오르지 않더군요.

돈이라는 게 자칫 의를 상하기 쉬운 것이라 가까운 사람에게는 부탁을 하지 않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별로 변변하지 않은 사람에게 손을 벌리기라는 것은 더더욱 어렵더군요.
누구에게 사정을 해 봐야 하나...

이틀 정도를 고민하다 아침에 제일 먼저 생각나는 녀석에게 전화를 걸기로 했습니다.
평소 두세달 정도 연락도 않다가 갑자기 전화걸어서
'야 나 술고픈데 술한잔 할래'하고 말하는 녀석한테 전화를 해 보기로 했던 겁니다.

녀석은 털보가 인천에서 직장을 가질 때의 입사동기였는데,
녀석의 갑작스런 퇴사로 그리 오랜 기간 같이 근무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인연을 쌓다 보니 가끔 만나 술을 기울이며 속내도 드러내 보이는,
만난 년수보다는 조금 더 많은 정을 나누었던 것 같습니다.

털보 : 머 하냐?
녀석 : 일하지.
털보 : 바쁘나?
녀석 : 바쁘지.
털보 : 이 자슥, 니가 이 세상 일 다하냐?
녀석 : 무슨 일이고?
(예상보다 빨리 용건을 묻습니다...마음의 준비도 안 되었는데...
하긴 녀석한테 전화하는 시간은 늘 늦은 저녁이었으니...)
털보 : 부탁이 있다.
녀석 : 뭔데?
털보 : 돈 xxx만원만 꿔 줘라. (그냥 밀고 나가기로 했습니다.)
녀석 : 자슥, 돈 없을 때는 우째 알아가지고...
털보 : 그래도 꿔 줘라. (철판 깝니다.)
녀석 : 언제 갚을 건데...
털보 : 한 서너달 쯤 걸릴거다. 기약 없다. (슬슬 녀석의 의중을 떠 보는 쪽으로 바뀝니다.)
녀석 : 야, 그런기 어딨노? 기약도 없이... 이자도 없겠네...
털보 : 당연하지.
1,2초 뜸...
녀석 : 어데로 보내믄 되노?

...

순간 눈물이 왈칵 나올뻔 했습니다.
털보는 이틀이란 시간동안 누구에게 빌릴까, 어떻게 말하면 될까 가슴을 졸이며 고민했는데
이 녀석은 너무 쉽게 고민을 해결해 주었습니다.
이런 고마움을 녀석을 알고 있었을까요...?
털보는, 좀처럼 말하지 않는 '고맙다'라는 말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

녀석과 전화를 끊고 나니, 갑자기 영화 와호장룡의 한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절벽에서 '영혼의 서약'을 하며 뛰어 내리던 장쯔이 말입니다.
털보는 녀석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지만,
이제 털보는 녀석과의 영원한 우정을 위해 몸을 바칠 수 있는,
그런 심정이 느껴졌던 거죠.

오늘 음악은 영화 와호장룡의 삽입곡이었던 The Eternal Vow를 골랐습니다.
원래 삽입곡은 Yoyoma의 첼로로 들을 수 있는데,
오늘의 곡은 오히려 더 강한 중국적 색채가 나는 얼후로 연주하는 곡입니다.
연주자는 Chen Min 입니다.

...

보름달을 보면서 무엇을 기원하셨는지요...
털보는 친구와의 우정과 친구의 건강을 위해서 기원하였답니다.
마치 우정을 변치않겠다는 영원의 서약을 하듯이 말이죠...

감사합니다.  

덧글 : Yoyoma의 연주는 2002. 5. 17. 털보의 뮤직메일을 참조하십시오.




[img:Imagebank02.gif,align=,width=76,height=87,vspace=0,hspace=0,border=0]

Posted by 털보

2004/02/05 13:51 2004/02/0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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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xanadu 2004/02/05 18:47 # M/D Reply Permalink

    절벽에서 뛰어내리던 장쯔이...아주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이제 털보는 녀석과의 영원한 우정을 위해 몸을 바칠 수 있는,
    그런 심정이 느껴졌던 거죠."

    뭐랄까요...슬쩍 웃음이 나면서도 가슴 짠한데요...^^;

  2. siah 2004/02/06 10:11 # M/D Reply Permalink

    왈칵~~~~할만한데요...

  3. 털보 2004/02/06 11:15 # M/D Reply Permalink

    때로는 단순한 감동이 더 클 때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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