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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1. 27. 털보의 뮤직메일.
조각그림 맞추기.


안녕하세요, 털보입니다.

설명절 잘 보내셨습니까...?
털보는 조금 일찍 고향에 가서 조금 늦게 오는 관계로 별 고생은 하지 않았는데,
고향을 찾은 많은 분들이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저만 너무 편하게 다녀온 것은 아닌가 싶어 괜스레 겸연쩍어지는군요.

털보의 명절 연휴가 좀 길다 보니 시간도 많이 났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 보지 못했던 후배들도 만났던 시간도 있었고,
토끼와 광안리를 산책하는, 그리고 털보가 예전 자주 거닐었던
문화회관주변과 UN공원을 둘러볼 시간도 있었습니다.

토끼와 광안리를 산책하려는데 토끼가 제 손을 끌며 같이 하자는 것이 있었습니다.
조각그림을 맞추는 퍼즐이었는데, 무려 500조각이 넘는 것이더군요.
저걸 언제 다 맞추나...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빨리 맞춰보자는 토끼의 채근에 할 수 없이 자리를 펴고 앉았습니다.

Yaccov Agam이라는 미술가의 작품을 500 조각이 넘게 분해해 놓은 것들을 맞춰보려니
작품이 난해한 탓에(?) 눈이 뒤집어지려고 하더군요.
퍼즐을 끼워 맞추는 틀이라도 있었다면 가장자리부터 하나씩 맞춰가야 하는데,
이건 틀도 없고 맨바닥에 해야 되는 것이라서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잘 몰랐습니다.
조각그림을 싼 케이스의 그림만 보고 맞추어야 하는데... 참 난감하더군요.

그림을 보다 보니 조각들은 크게 빨갛고 노란 계통의 조각과 파랗고 흰색 계통의 조각으로 나눌수 있더군요.
제일 먼저 해야 할 일들은 조각들을 색깔이 나타나도록 다 뒤집고,
그 다음 빨갛고 노란 계통의 것과 파랗고 흰색 계통의 것으로 나누었습니다.
나누어진 조각들을 같은 색깔별로 묶고 일렬로 정렬을 했습니다.

제일 먼저 손에 잡힌 조각을 열쇠로 하나씩 조심스럽게 끼워 나갔습니다.
토끼는 벌써부터 슬슬 지겨워 하더군요.
그걸 지켜보던 여우가 인내와 끈기를 강조하며 다 맞춘 사람이 몇명 안된다는 말을 던지더군요.
연못에 개구리한테 돌 던지듯이 말입니다....^^

아침 10시부터 시작한 조각그림은 2시쯤에서야 윤곽이 점점 드러나기 시작했고,
오후 4시쯤되자 색깔이 들어간 조각들을 다 맞출수 있었습니다.
어깨가 뻐근해 오고 허리가 욱신거리더군요...^^
조각그림을 맞춘 덕에 털보와 토끼는 햇살 비치는 광안리 대신 야경을 보아야만 했습니다.

...

한참 그림을 맞추다 보니 눈은 침침해 왔지만 정신은 조금씩 맑아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한가지에만 집중을 해서 그런 것일까요, 점점 더 목표에 다가간다는 기분이 들어서일까요,
아뭏든 그런 기분이 들면서 바깥의 한기가 대수롭지 않게 느껴졌고,
마치 봄바람이 불어 일렁이는 초록벌판같은 마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바로 오늘 들려드리는 음악의 제목 When the meadow was blooming 처럼 말이죠.

새해를 맞는 연휴중에 이런 기분이 들고 보니
웬지 올 한 해는 술술 풀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조각을 하나하나 맞추어 나가듯 순리에 맞게 인내와 끈기로 만들어나가다 보면
봄바람 일렁이는 초록벌판같은 한 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마치 예전에, 희망으로 가득찼던 그 때처럼 말이죠...

Barry Manilow가 부르기도 했던, 오늘의 음악을
Cello Acoustics의 연주로 감상하시면서
여러분들도 그런 한 해를 만들어 나가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털보

2004/01/27 12:59 2004/01/27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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