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분들을 위한 : Thanks - John Boswell

2003. 12. 26. 털보의 뮤직메일.
고마운 분들을 위한...


안녕하세요, 털보입니다.

하루의 휴일 잘 보내셨는지요...?
털보는 이브인 24일은 모처럼 외롭게,
그리고 다음날인 휴일은 무척 바쁘게 지냈습니다. ^^

...

털보가 외로왔고 바빴던 이유는 다 토끼탓입니다.
토끼가 큰엄마네에 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가족과 함께 해야할 휴일에 토끼가 큰엄마네에 간 까닭이 궁금하시죠...?

토끼는 맞벌이를 하는 부모를 만나는 바람에
태어나자마자 낮동안은 남의 집에 의탁하여 키워졌습니다.
토끼를 7년간이나 키워주시는 아주머니가 바로 토끼의 큰엄마이십니다.

큰엄마의 큰 딸은 뉴질랜드에 유학을 가 있는데,
이번 겨울방학을 틈타 귀국하였다고 하더군요.
친동생인, 벌써 초등학교 5학년인 동생이 있음에도,
우리 토끼가 많이 보고 싶었나 봅니다.

24일엔 큰아찌가 외출중이라고 토끼와 여우를 저녁식사에 초대하는 바람에
털보는 외로우면서도 흐뭇한 저녁을 보냈고,
25일엔 토끼에게 초콜렛 쿠키를 만드는 것을 가르쳐 주겠다며
토끼를 데려가는 바람에 여우와 털보는 모처럼 집안의 대청소를 하느라 바빴습니다.

...

남의 아이를 내 자식처럼 키워주시는 분들은 참 드물지요.
토끼가 태어나던해 IMF가 터지고 많은 분들이 가계가 힘들어 졌을 때,
생전 남의 아이를 돌보지 않았던 아주머니를 그때 만나게 되었지요.
다섯살짜리와 초등학교 3학년인 딸 둘만 키우던 아주머니께 토끼를 맡길 때에는
잘 키워줄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많았었는데,
이내 토끼는 그 집의 셋째딸이 되었고 큰엄마라 칭할 정도로 잘 대해 주셨습니다.

아토피를 앓는 토끼에게 집에서와 똑같은 식이요법을 시켜주시고,
여우와 털보가 없는 동안 토끼가 아플 때에는 토끼를 업고 먼 병원을 다녀오시고,
토끼가 재롱잔치라도 할라치면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와 토끼의 대견함에 같이 눈물흘려주시는,
그런 큰엄마를 만나게 된 게 무척이나 큰 인연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여우와 털보가 지금 사는 곳 출신이 아니다 보니 거의 사고무친인 셈인데,
토끼의 큰엄마는 때로는 여우의 친누이처럼 대해주기도 하지요.
강화도출신인 큰엄마는 곧잘 집에서 담근 김치며 밑반찬을 대주기도 하고
강화도특산이라며 여태껏 먹어보지 못한 순무김치도 곧잘 주시곤 합니다.
가슴에 묻어두기에는 너무 큰 사연이 있을라치면 여우는 제일 먼저
토끼를 데리러 큰엄마네에 가는 냥 하며 기쁨과 아픔을 나누고 돌아오는 듯도 합니다.

지금 사는 아파트도 큰엄마가 4년전 먼저 이사하는 바람에
토끼의 대안 큰엄마를 찾지 못한 저희가, 따라 이사하는,
이웃이 그냥 이웃이 아닌 삶의 커다란 기둥이 되어버린 큰엄마네입니다.

토끼는 홀로 자라건만 큰엄마네에서 막내로 귀염을 받고
가끔 막내티를 내는 걸 보면 아마도 큰엄마네는 또다른 털보네의 식구이지도 모릅니다.
살아가면서 이렇게 따뜻한 사람들을 만난다는 게 큰 행운임을 아는 저로서는
큰엄마네의 모든 가족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

이런 분들이 비단 큰엄마네 가족들뿐만은 아닙니다.
오늘의 음악은 털보 주위에서 털보를 위해 존재해 주시는,
큰엄마네를 포함한, 그리고 독자여러분들을 포함한, 미처 인사드리지 못한 많은 분들께
털보의 고마움을 드리고자 선곡한 것입니다.
John Boswell 이라는 피아니스트의 연주로 듣는 Thanks...
여러분께 드리는 털보의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털보

2003/12/26 03:43 2003/12/26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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