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ppie라는 녀석 : Don&'t Know Why - Norah Jones



(배경음악이 들리지 않으신분은 위의 플레이버튼을 눌러 주십시오)


2003. 11. 11. 털보의 뮤직메일.


Preppie라는 녀석.




안녕하세요, 털보입니다.



지난 여름 한국 락의 산 증인이라고 하는 신중현의 자서전이 나왔고

그 자서전이 모 신문에 60회 동안 게제된 내용이라고 하기에,

인터넷을 검색하여 그 내용을 스크랩한 후 책읽는 기분으로 읽었습니다.

소위 大家가 된 사람에게는 무언가 특별히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읽었는데,

신중현의 경우 부단한 노력, 끊임없는 창조적 사고가 그를 이끌었고,

이미 대가가 된 지금에도 무언가 새로운 것을 남기려 애쓰는 흔적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부의 제지, 대마초 파동, 시대를 앞서는 락에 대한 타인의 몰이해, 주위사람의 사기 등

신중현의 삶 중간 중간 끼어 있던 액운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었지만,

그 액운을 신중현만이 터득한 老莊사상으로 버텨나와, 비로소 우뚝 설 수 있었다는군요.

문득 글을 읽어 내려가다가 사람이 가진 재능만으로 무언가 해 내는 것이 아니라

기회와 사람을 잘 만나야 무언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한 권의 내용을 화면에서 다 읽어낸 다음 문득 preppie라는 녀석을 생각했습니다.

preppie는 꽤나 노래를 잘 하는, 뮤직메일에서 몇 번 언급된 별난 동생입니다.

신중현과 preppie는 비교의 대상 조차 될 수 없는데,

왜 이 녀석을 생각해 내게 되었는지는 저로서도 잘 알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도 현재 조금의 어려움에 직면한 preppie라는 녀석에게

저도 알고 나도 아는 신중현이라는 인물에 관한, 특히나 그의 老莊사상을 들려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혼자 그렇게 생각해 봤습니다.



...



처음 preppie라는 녀석을 만난 직후 preppie라는 닉네임을 듣고는 이 녀석을 참 물건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의 성격을 알기 전까지는 외모와 행동, 그리고 이름으로 판단하기 쉬운데,

이 녀석의 이름에 대한 선입견 탓에 지레 '이 녀석, 엄청 괴팍스럽겠다'라는 생각을 했던 거죠.



어느 정도 둘이 친해졌을 때 preppie라는 것 말고 다른 이름은 없냐고 했더니

이번에는 sunnymacys라는 전혀 다른 이름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무슨 뜻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옷이름인가?) 그 뜻이 지금도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또 다른 이름은 없느냐고 했더니 cesaro라는 이름을 가르쳐 줬습니다.

그 이름은 또 뭐냐고 했더니 베네주엘라 출신의 아는 형 이름이라고 했습니다.



'너는 인상도 별 좋지 않지, 알고보면 성질도 괴팍하지...

이름이라도 좀 멋져야 되지 않겠니...?'

'그냥 내비둬유... 생긴대로 살게...'

늘 이 녀석과는 그런 식으로 지냈습니다.



...



'이름'이라고 하니 우스개가 하나 생각나는군요.

백수 두 사람이 도대체 취직이 안되어 무언가 해야겠다고 생각하다 술집을 하나 열기로 했습니다.

가게자리를 겨우 구했지만 테이블 두개를 놓아도 조금 비좁을 만한 크기였습니다.



'야, 이거 술집이라고 하기엔 좀 뭐한거 아냐...?'

'음... 그럼 술집이름을 [술집이라고 하기엔 좀 뭐하지만...]이라고 하자~!'

그래서 그 술집이름은 '술집이라고 하기엔 좀 뭐하지만...'이 되었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술을 먹던 손님이었던 군인 다섯명이랑 술값때문에 언쟁을 벌이다 파출소로 잡혀갔다는군요.

경찰 : 아저씨, 얼마나 못 받았어요...?

주인 : 만 2천원요...

경찰 : 으... 그래, 조서에 이름은 써야 되니까... 가게 이름이 뭐요...?

주인 : (당당하게) 술집이라고 하기엔 좀 뭐하지만...

경찰 : 아, 글쎄... 테이블 2개 있는 술집이라도 이름은 있을거 아뇨...? 이름이 뭐요?

주인 : (조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술집이라고 하기엔 좀 뭐하지만...

경찰 : 아니, 이 사람이... 아무리 창피해도 이름을 대라니깐... 이름이 뭐요...?

주인 : (진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술집이라고 하기엔 좀 뭐하지만...

경찰 : (얼굴이 씨뻘개져서) 그래.. 술집 x만한 거 안다고 하잖아.. .이름이 뭐야..?

주인 : 술집 이름이... 술집이라고 하기엔 좀 뭐하지만...

경찰 : (키보드를 내리치며) 아니, 이 사람이 지금 술값을 받자는 거야, 뭐야...

(옆에 부하순경을 불러서) 어이, 이순경. 이 친구 가게 갔다와서 이름 좀 알아와~!

5분후...

경찰 : 갔다 왔어...? 가게 이름이 뭐야...?

이순경 : 술집이라고 하기엔 좀 뭐하지만...입니다.

경찰 : 그래, 술집같지도 않은 술집이지만 술집은 술집이잖아... 이름이 뭐야...?

이순경 : 술집이름이 '술집이라고 하기엔 좀 뭐하지만' 입니다!

경찰 : 야! 이 xx야! 술집 이름을 묻는데 그것도 하나 제대로 못 알아 오냐...?

(쪼인트 퍽~퍽~)



자고로 이름 하나는 잘 지어야...^^;



...



오늘 들려 드리는 음악은 preppie라는 녀석의 컬러링으로 들을 수 있던 것이었습니다.

녀석에게 전화하면 지겹게 들을 수 있는데, 녀석을 생각하면 이 노래가 먼저 떠오르는 군요.

지금은 힘들지만, 잠시 음악과 우스개같지 않은 우스개 듣고 보면서 좀 더 여유를 찾으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어렵고 힘든 시기를 잘 지내 대가가 되기를...

힘내라, preppie! (그런데, 우리 술집이나 하나 차릴까...? ^^)



감사합니다.




추신 : 스크랩된 내용을 읽으시려면 -->

[나의 이력서 / 신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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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

2003/11/10 22:43 2003/11/1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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