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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11. 7. 털보의 뮤직메일.


情이란...




안녕하세요, 털보입니다.



지난 뮤직메일에서 토끼가 아프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많은 분들께서 메일로 걱정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

독자들의 성원 탓인지 토끼의 열은 많이 내렸고,

정상 컨디션을 찾아 가는 것 같습니다.



이 메일을 쓰는 지금, 11월 6일은 토끼의 생일이기도 했습니다.

생일 선물 받고 싶으면 빨리 나아야 한다고 했더니 그 이유로 빨리 나은 것은 아닌 듯...^^

걱정해 주신 여러분들께 그저 감사드립니다.



...



며칠전 인터넷신문의 단신으로 모 제과의 과자 하나가

29년동안 1조원어치를 팔았다는 기사가 났더군요.

그 과자의 맛도 맛이지만, 이른 바 감성마케팅의 일환이었던

정(情)이라는 단어가 유난히도 기억나는 과자입니다.

그 기사를 보고 내내 정(情)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 보았는데...



그 단어를 머리에 떠올리니 불현듯 제가 아는 한 지인이 생각났습니다.

그 사람은 종손으로 태어나 어렸을 적 꽤나 잘 살았던 집안의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의 할아버지 때에 가진 재산이 많았고, 할아버지는 유달리 그를 좋아했었나 봅니다.

'할아버지, 연 만들어줘' 하면 집안의 하인을 부려 재깍 그의 손에 연을 쥐어 주었고,

'할아버지, 무엇' 하면 재깍 그의 손에 무엇이 쥐어지는... 그런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습관이 그에게는 그리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친 것 같았습니다.

자기가 무슨 말을 하면 무조건 그것이 눈앞에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을 어릴 적부터 겪다 보니

그것을 얻기 위해 아둥바둥 애써본 적도 없고,

그것을 가져다 바치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어려웠나 봅니다.



그러던 그가 장성하여 사업체를 하나 차렸습니다.

부하 직원 부리기를 겉으로는 자신이 모든 비전을 다 보여줄 수 있는 양 했지만

정작 다급한 문제가 왔거나 자신이 해야겠다고 부하직원에게 말한 것이 당장 되지 않으면

부하직원을 안하무인으로 닥달해대는, 어릴 적의 버릇이 나오게 되는 것이었죠.

자기는 이러면 안된다는, 희한한 열등감과 함께 말이죠...



그를 떠올리면서 저는 '받을 땐 꿈속같고 줄 때는 안타까운' 조용필의 정이 아니라

'정이란...' 줘 본 사람만이 아는 사랑과도 비슷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는 아마도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오고,

그 이해의 이면에는 情이라는 것, 사랑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



오늘 보내드리는 음악은 제가 말씀드린 情과는 조금 다른,

동양적 서정을 서양의 음악에 버무리고 싶어 시도한 앨범에서 발췌했습니다.

이 앨범의 제목은 情 (with rocks and stones and trees) 입니다.



이 앨범은 Saltacello라는 연주그룹을 이끄는 Peter Schindler와 Wolfgang Schindler라는 사람이

서양의 음악에다 동양적 정서를 담기 위해 동양의 악기와 동양의 음악을 접목시킨,

이른 바 Crossover 계열의 음악을 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 들려드리는 음악은 Wolfgans's Tune.

모짜르트의 Sinfonia concertante for violin, viola and orchestra 를 편곡한 이 음악은

피아노와 비올른첼로가 나온 다음 우리나라의 악기 해금이 나옵니다.

참으로 잘 비빈 비빔밥처럼, 서양의 선율에 해금이 잘 녹아 있는 듯 합니다.



우리나라 악기가 서양 음악에 잘 어울릴 것 같지는 않은데

오늘의 음악처럼 새로운 음악을 빚는 재주를 더하면 이렇게 멋있어 질 수도 있는 것 같군요.



아마 정이란 것도 자신의 마음을 받는 사람을 근본적으로 위해주는 마음과 잘 버무려져야 하는 건 아닐까...

털보는 그렇게 생각해 봅니다.



편곡과 피아노 연주는 Peter Schindler, 비올른첼로 연주는 Wolfgang Schindler,

그리고 해금 연주는 강은일이 같이 들려줍니다.

주말 잘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Posted by 털보

2003/11/07 00:56 2003/11/07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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