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음악이 들리지 않으신분은 위의 플레이버튼을 눌러 주십시오)


2003. 10. 28. 털보의 뮤직메일.


가을 늦은 밤의 나들이




안녕하세요, 털보입니다.



오랜만에 털보가 뮤직메일을 전해 드립니다.

그동안 날씨는 이제 완연한 가을빛을 보이도록 바뀌었군요.

잘들 지내고 계신지요...



...



털보의 취미 중 하나가 전철 타고 다니면서 광고 쳐다 보기,

앉아 있는, 때로는 서 있는 사람들의 얼굴 보면서 삶의 의미 생각하기 등이라고 말씀 드린 적이 있었는데

요즘 전철을 통 타고 다니질 않아 그 취미마저 오래된 것 같습니다.



대신에 요즘 털보에겐 새로운 - 아니 이전에도 했으니 새롭지는 않지만 요즘들어 새로운 -

취미가 하나 생겼습니다.

저녁 시간을 이용하여 동네 주변을 어슬렁 거리며 돌아다니는 것인데요...



집에서 2킬로미터 남짓 떨어진 곳에 근린공원이 하나 있습니다.

저녁을 먹고 난 뒤 혼자서 mp3 플레이어를 귀에 꽂고 이 공원으로 가벼운 산책을 나갑니다.

산책이라기 보다는 운동삼아 걷기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네요.

TV에 자주 나오는 '파워워킹'이라고 하던가요...?

그 비슷한 동작을 취하며 근린공원으로 걸어가서는 300여미터 남짓 될 트랙을 몇바퀴 돌곤 합니다.



요즘 건강이 최고의 화두이고 걷기 운동을 TV에서도 권장해서인지

이 시간에는 이미 트랙을 돌고 있는 사람들이 제법 많습니다.

너무나 사람들이 많아 제가 낄 틈을 한참 찾다 끼어들어야 할 정도인데,

사람들이 많다 보니 앞 사람과 뒷 사람의 보조에 같이 발을 맞추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어느 정도 운동이 되고 차가운 손가락끝까지 열이 뻗치면 제법 속도를 내기도 하는데

이때는 앞서가는 아저씨, 아주머니를 제치며 지나가야만 합니다.

저처럼 앞사람을 제치며 자기 속도를 맞추는 사람들도 있지만

남들의 속도와는 상관없이 자기의 페이스대로 느릿느릿 걸어가는 분들도 많이 계시더군요.



한참을 걷다가 문득 이 트랙이 우리네 인생사랑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승승장구, 남들을 앞질러 가기도 하지만

자기의 속도대로 꾸준히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남은 힘이 다하여 이제 트랙을 벗어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직도 자신의 목표를 위하여 여전히 트랙을 도는 사람들도 있지요.



트랙을 너댓바퀴 돌고 나서 집으로 향하기 전 트랙 바깥의 벤치에 앉아

한없이 앞만 보며 걷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한참이나 보기도 합니다.

마치 세상을 그냥 관조하는 느낌으로 말이죠.

숨이 턱에 찰 정도의 인상을 찡그리며 뛰는 사람들도 있고,

두런두런 세상사를 이야기하며 다정히 걷는 사람들도 있고,

건강을 해친 듯한 노인네들이 무거운 다리를 힘겹게 놀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문득, 나는 너무 앞만 보고 달려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러면서 천천히 일어나 트랙을 뒷걸음질로 한번 돌아 봅니다.

이제껏 달려왔던 길을 뒷걸음으로 걷다 보면 위태위태한 느낌도 들더군요.

하지만 트랙은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 있을 뿐, 뒤로 걷는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



10월이 가는 즈음이면 오늘의 음악을 자주 들으실 것 같습니다.

10월이 가기 때문이 아니라 이 노래의 가사가 참 좋아 저는 자주 듣는 편인데요...

10월이라는 세월 속에서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반추하면서

그 행복을 놓치기 아까워 가는 10월을 무척이나 아쉬워하는...

Barry Manilow 의 When October Goes입니다.



...



지금 이 메일을 미리 써놓는 시간에 하늘에선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이 비가 그치면 날씨가 많이 차가와질 것 같군요.

건강 조심하십시오.



감사합니다.




[img:Imagebank02.gif,align=,width=76,height=87,vspace=0,hspace=0,border=0]

Posted by 털보

2003/10/28 02:18 2003/10/28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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