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10. 23. 털보의 뮤직메일.
안녕하십니까, 털보입니다.
날씨가 많이 차가와졌습니다.
이제 얇은 옷에서 두꺼운 코트와 외투로 바꾸어 입어야만 외출을 할 수 있을 것 같군요.
그러고 보면 요즘은 봄과 가을이 없어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여름과 겨울이 일찍 찾아오고 늦게 물러가는 경향이 많은 것 같은데,
이것도 환경파괴와 관련이 있을까요...?
...
오늘은 먼저 노래 설명을 해 드립니다.
왜냐하면 노래의 제목과 같은 느낌의 사연을 보내드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들으시는 곡은 Isn't She Lovely 라는 재즈 곡입니다.
어제 저녁 지인과 함께 신림동에 있는 재즈바에 잠시 들렀었는데,
오늘은 기어코 재즈를 뮤직메일에 싣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더군요.
그러던 중에 She 가 오늘 들으시는 곡을 선곡하게 만들었습니다.
연주를 하는 음악인은 Monty Alexander 라는 사람이며, 보컬과 피아노를 맡고 있습니다.
흥겨운 재즈 들으시면서... 계속 하죠...
...
저는 사실 아침을 먹지 않습니다.
20여년 이상을 그렇게 생활을 해 오다 보니 이제는 꽤 익숙해진 것 같은데,
얼마전부터인가 오전내내 허기가 져서 제대로 힘을 쓰질 못하겠더군요.
출근이후 한번은 김밥도 사 먹어 보고, 한번은 컵라면도 먹어봤지만
제대로 들어가지도 않을 뿐더러 별로 익숙해지질 않더군요.
그러다 인터넷에서 아침마다 과일도시락을 배달해준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눈 뜨고 이내에는 씹는 거라면 들어가진 않지만,
회사에 달려오는 시간만큼의 활동이 있고나면 과일이 입에 들어가겠거니 해서
덜컥 인터넷에서 신청을 하고 말았죠.
하지만 제가 있는 곳이 아직 그 배달회사의 배달권에 들지 않는지
다음달부터 배달해 주겠다는 연락만 받았습니다.
지난주말, 여우와의 대화를 하던 중에 문득 그 과일도시락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일요일날 할인점에서 김밥거리를 여우가 잔뜩 사더군요.
흠... 월요일부터는 맛있는 김밥을 아침마다 먹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요즘 제 여우는 추석 이후 계속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조금 그 몸살이 나아가고 있을 때인 지난주,
학교에서 소풍을 갔었는데, 그때 또 심한 몸살을 가졌나 봅니다.
감기와 몸살 때문에 제 기력을 펴지 못하고,
덩달아 심기도 불편했는지, 제가 하는 하나하나의 행동이 거슬렸나 보죠.
약간의 신경전 끝에 다소의 다툼이 있었는데...
(사실 아내가 아플때가 바로 남편이 모처럼 점수딸수 있는 절호의 기횐데...쩝...
김밥은 이제 물건너 갔다... 싶었습니다...)
그랬던 여우가 월요일과 화요일 아침에 일어나 김밥을 싸서 말없이 제 가방에 넣어주던군요.
아직도 냉전중이라 저도 나간다는 짤막한 인사와 함께 가방을 들고 출근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저도, 여우도 늦잠을 자는 바람에 김밥을 쌀 겨를은 없더군요.
제가 허겁지겁 세수를 하고, 면도를 하고 허둥대며 출근을 했는데,
회사에 도착해서 가방을 열어보니 웬 도시락이 눈에 띕니다.
어허, 이게 뭔가...?
일회용 도시락 뚜껑을 살짝 제켜보니 노란 바나나와 썰어 놓은 단감,
그리고 은박지에 싼 포도 몇알...
이런...
순간 눈물이 나려더군요...
타인의 손을 통한 과일도시락이 아닌
그의 정성이 듬뿍 담긴 과일들... 정말 맛있고 아침이 든든한 듯 여겨졌습니다.
Isn't She Lovely...? 라고 할만하죠...?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렵니다...
감사합니다.
추신 : 지난 뮤직메일 SENS Moonlight Dream 의 보컬은 한국의 가수 강/수/지/가 일본에서 녹음한 것입니다.
Posted by 털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