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tation to Enchantment - Yuriko Nakamura

2002. 10. 2. 털보의 뮤직메일.


안녕하세요, 털보입니다.

제가 있는 이곳에서는 오늘 아침 소나기가 잠깐 흩뿌렸습니다.
그래서인지 바람이 조금 쌀쌀해진 듯한 느낌을 주는군요.
가을을 재촉하는 비였을까요...?
길거리에 나뒹굴기 시작하는 낙엽들이 더욱더 가을임을 느끼게 합니다.

...

지난 월요일, 옛 직장의 후배가 찾아와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 후배는 옛 직장을 떠나 호주유학을 다녀온 후, IT개발자로 변신하여
현재는 프리랜서로 지내면서 또다른 "기회"를 찾고 있더군요.

그 후배가 나누었던 대화중에 "기회"라는 단어가 유독 떠오릅니다.
기회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떤 일이 이루어지는 데에 알맞은 때나 경우"라고 되어 있는데,
제가 생각하는 기회라는 것은
그 일을 이룰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이라 여겨지는군요.
이른바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보일뿐"이라는 것이죠...

문득 그 후배를 보면서 또 다른 후배 K가 생각났습니다.
K라는 후배를 처음 만났던 것은 K의 재수시절이었습니다.
제가 부산의 모전산학원에서 웍스테이션으로 유닉스와 C를 강의하던 때였는데,
K는 기능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있었고,
그 기능사 자격증이 있으면 진학에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제가 직접 K를 가르친 것은 아니지만 컴퓨터에 많은 관심을 보이던 그였기에
학원에서 자주 부닥치며 몇번 말을 건넸던 것 같습니다.
어느날, 사는 동네를 물어보니
마침 가게를 가지고 있던 동호회회원의 집 근처이기에
컴퓨터를 맘껏 하려면 그 가게에 가보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 날 이후 그는 그 가게에서 살다시피 했고 나름대로 컴퓨터에 빠져 들었습니다.
제가 학원을 그만두고 서울로 근거지를 옮긴 후 K와는 소식이 끊어졌고
간간히 동호회 회원을 통해 근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가 당시 우리나라에서 제일 가는 소프트웨어 회사 H사에 스카웃되었다며
서울에서 지내게 되었다고 저를 찾았습니다.
반갑고도 놀란 마음에 그의 지난날을 들어보니 정말 칭찬해 주고 싶더군요.
그는 혼자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했고, 점점 실력이 늘어나자
자기만의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한때 전성기를 누렸던 통신 에뮬레이터 "이야기"에 버금가는 제품을 만들어
무료로 사람들에게 나눠주게 되었고, 그것이 인기를 끌게 되자
H사에서 그를 스카웃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사실 고졸의 학력과 딸리는 영어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경쟁해야 하는 사회를 두려워하고 있었지만
스스로 컴퓨터관련 서적과 원서를 탐독해 가며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있는 그였기에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으리라 내심 여겼습니다.

그 이후 K는 그의 능력을 계속 쌓아 나갔고 H사에서도 실력있는 존재로 대접받았으며,
지금은 국내 제일가는 보안업체의 연구소장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비록 후배인 그이지만 저는 K의 학구열과 노력에 경의를 가지고 있는 것이죠...

K에게서 "기회"라는 단어를 찾는다면 어떤 것이 기회였을까요...?
그의 착실한 준비와 노력이 있었기에
그에게는 매번이 "기회"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

오늘 들려드리는 음악은 Yuriko Nakamura 의 공연실황음반중 Invitation to Enchantment 입니다.
피아노를 포함한 5인밴드의 음악이 아주 경쾌한 듯 여겨지는 음악인데요,
꿈으로의 초대이든, 황홀로의 초대이든
제게는 준비하는 자에게 있어 기회로부터의 초대가 이런 음률로 들려오지 않을까 합니다.
기회를 위해 노력하는 많은 분들과 같이 하고 싶군요.

감사합니다.

Posted by 털보

2003/10/02 18:09 2003/10/0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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