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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7. 8. 털보의 뮤직메일.
안녕하십니까, 털보입니다.
주말 잘 보내셨는지요...?
제가 있는 곳에서는 태풍이 그다지 영향을 끼치지 않았는데,
여러분들은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주말엔 태풍이 온다고 하여 잔뜩 움츠려진, 그야말로 무기력한 날들을 집에서 보냈습니다.
고작 여우와 토끼와는 집에서 책을 읽으며 보냈고, 할인마트에 다녀온게 이틀의 전부였군요.
오랜만에 할인마트를 갔더니, 그동안의 리모델링을 다 끝내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원래 이 할인마트는 지하에만 있었고, 지상 1,2,3층은 모두 조그만 백화점이었는데,
대기업에서 하는 할인마트가 조그만 백화점을 삼켜버려,
조금은 모양새가 이상한 할인마트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하와 1,2,3층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못하고
계산도 층층에서 따로 해야 됐고, 이동을 하려면 지상은 엘리베이터와 사람만 탈수 있는 에스컬레이터로,
지하는 카트를 끌고 탈수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탈 수 있어
쇼핑공간으로는 무언가 동선이 부적절한 모양새를 가졌었는데,
할인마트가 그 백화점을 인수한 몇 년이 지난 최근에 전층의 동선을 재조정하고
쇼핑을 하는데 무리없는 형태로 리모델링을 했더군요.
문득 할인마트를 다녀오면서 며칠전에 읽었던 책의 한 귀절이 생각이 났습니다.
어떤 건축가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그 건축가는 중앙 녹지에 대규모 사무실을 건설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공사가 끝나자, 조경사가 건물 사이의 어디에 보행로를 만들 것인지 물었답니다.
건축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는데, 우선 건물 사이에 잔디만 심으세요"라고 대답했답니다.
잔디를 심고 늦여름이 되자 건물과 건물 사이, 건물과 공터 사이에 잔디들이 자라났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오간 자리에는 자연스레 길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길은 가장 효율적으로 두 지점을 연결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직각이 아니라 완만한 곡선이고, 왕래하는 사람이 많고 적음에 따라 그 너비도 달라졌지요.
가을이 되어 그 건축가는, 보행자들에 의해 저절로 만들어진 대로 포장공사를 하기만 하면 되었죠.
그래서 그 보행로는 아름답게 디자인되었을 뿐 아니라, 사용자의 요구에 정확하게 부합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할인마트와 이 건축가의 이야기...
일의 순서는 잘못되었을지 몰라도 사용자의 편의와 요구사항을 정확히 반영했던 건축가와
무리한 인수를 하고 난뒤 몇년이 지나서야 겨우 사용자의 편의를 반영했다는 대기업의 할인마트...
아직도 할인마트의 새로운 모습이 편의적이지 않다고 느끼는 저에게는
무엇이 소중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게 해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느끼시는지요...
...
오늘 들려드리는 음악은 지난번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독자께서 신청해주신 노래입니다.
국내에는 6,70년대를 풍미했던 송창식, 윤형주의 트윈폴리오가 불렀던 노래인 '하얀손수건'의 원곡입니다.
노래는 Nana Mouskouri가 들려줍니다.
제목은 Me T'Aspro Mou Mantili...
즐거운 일주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털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