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 River - Isao Sasaki

안녕하십니까, 뮤직메일의 털보 입니다.

부산으로 모처럼 기차여행을 했습니다.

기차여행 하면 굉장히 낭만스러울 것 같지만
제가 즐겨 타는 경부선은 사실 그다지 낭만스런 광경은 없습니다.

가을정취나 있을까 하고 창밖을 계속 내다보았지만
울긋불긋이 아니라 늘푸른 상록수 사이로는 갈색만 가득한 풍경이 있었습니다.

추풍령을 지나면서는 조금 바깥풍경이 달라지더군요.
추풍령 이북은 그야말로 가을가뭄으로 인해 메말라 있었는데,
그 이남은, 특히 낙동강은 물로 가득했습니다.

어쨋든 부산 가까이에 와서 낙동강 너머로 지는 낙조를 구경한게 다행이라고나 할까...


몇년전 기억이 났습니다.

아내와 함께 기차여행을 갔을 때일겁니다.
아내가 바깥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더니 그속에서 살고 싶다고 내게 말했던 것 같습니다.
무드없는 제가 그랬죠.

풍경은 보기에는 아름다울지 모르지만, 그 속엔 치열한 삶의 투쟁이 있다고,
저 속에 사는 사람들과 생물들은 그 투쟁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그것을 멀리 떨어져 보았을 때에는 아름다울지 몰라도
실제 그 생활에 묻히게 되면 그다지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지나치는 풍경에 그때의 일이 생각나 몰래 살풋 미소를 가져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타는 새마을의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더군요.

우선 직원들의 옷차림이나, 안내 멘트가 조금은 더 말쑥해 진 것 같고,
각 객실마다 LCD 화면이 비치되어 있어
지나간 TV프로와 비디오를 틀어주는 정도로 말입니다.

바깥 풍경에 지쳐 문득 천정에 달려 있는 화면을 보니
몇주전의 열린 음악회를 하는데, 요즘 한창 뜨는 신화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모두들 열광하는 그 모습에, 나도 10대일 적에 저렇게 열광해본 가수가 있었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저희 아내도 김경호, 신성우 같은 꽃미남 록커가 나오면 좋아하는데,
저라고 그런 사람이 없겠습니까...

하지만 그런 사람들의 이름이 지금 생각이 나지 않는 건 왜일까요...


조금 있다 그 사람들의 모습만 볼게 아니라 노래도 듣고 싶어졌는데,
노래를 들으려면 좌석옆에 이어폰을 꽂아야 했습니다.
문득 이어폰을 가져오지 않았다는 것이 조금 아쉬워졌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음악은 혼자만 듣는 것이 아니라는 강한 믿음이 있어서 말입니다.

그렇다고 버스나 택시기사가 저 좋아라고 틀어대는 음악들을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음악은 같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그 사람들과 같이 공감할 수 있도록
들려주어야 한다는 것이죠.

저의 뮤직메일이 여러분께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피씨방에서 그냥 앉아있다보니
제가 써놓은 글을 다시 읽어 볼 새가 없군요.

앞뒤가리지 않고 쓴 점,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참, 오늘 들려드리는 곡을 소개하지 않았군요.

쑥맥님이 request해주신 Moon River를 들려드리고 있구요,
바다소리를 배경으로 잘 삼는 재즈피아니스트 Isao Sasaki의 연주입니다.

제가 바다 가까이 왔으니 여러분들도 바다소리 들으셔야죠...

그럼... 음악이 흐르는 동안 저는 물러갑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털보

2001/11/19 19:32 2001/11/19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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