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의 만남
며칠전 낯선 번호가 휴대폰창에 뜨면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500여개 남짓 전화번호가 들어있는 털보의 휴대폰에 낯선 번호가 뜨면 웬지 받기가 꺼림칙해집니다.
이런 번호는 대개 사업상의 전화일 경우가 많습니다.
다소 사무적인 투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여보세요...?"
"저, 누구입니다. xxx 2기입니다."
순간, 털보는 당황했습니다.
15년전에 들었던 목소리이기 때문입니다.
15년전 털보는 첫 직장을 그만 두고 친구, 선배들과 어울려 사업을 시작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몇 달 지나지 않아 금전관계 때문에 사업을 시작하던 초심과 신뢰에 금이 갔고,
이내 그 사업을 접어야만 했습니다.
또 다른 방향을 모색하던 중, 컴퓨터를 공부하는 모임에 참석했었습니다.
그 모임에 왔었던 사람들 중에는 일부 학생들도 있었지만,
털보처럼 첫 직장에서 뭔가 꿈을 이루지 못하고 새로운 방향을 잡기 위해 온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모였던 사람들은 그리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
약 6개월동안 무언가를 이루어내기 위해 현실의 어려움을 같이 어울려 감내하며 지냈었습니다.
하루 두어시간도 채 자지 못하고 주어직 프로젝트를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설계분석기법이 담긴 원서를 읽고, 온갖 그림을 그려내며 프로그래밍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털보는 고향을 떠나 수도권에 있는 제 2의 직장으로 오게 되었고,
휴대폰도, e-Mail도 없던 시절이었기에 서로 연락조차 하지 못하며
마음속에 그 친구들을 묻어두고만 있었습니다.
인터넷이 발달한 이 즈음, 마음만 먹는다면 e-Mail 주소, 전화번호쯤이야 얻을 수 있는 즈음,
15년전 서로를 위로하며 목표를 향해 함께 내달렸던 친구들 중에 하나가
며칠전에 제게 전화를 해 주었던 것입니다.
요즘 승용차로 출퇴근하는 털보가 오늘은 아예 차를 집에다 두고 출근을 했습니다.
모처럼 타는 찜통같은 전철안에서도 혼자 실실~ 미소를 띠며 오늘 저녁을 기대했습니다.
15년전 함께 했던 그 친구들을 오늘 저녁에 보기로 한 탓입니다.
고향도 아닌 곳에서, 지금은 각자의 길을 가고 있을 그 친구들이 얼마나 변했을까요...?
그래서 설레는...
미소가득한 금요일 아침입니다...
Posted by 털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