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음악 : Do you live, do you love - Danny Wright (▶버튼을 눌러 들으셔요)

털보가 요즘 많이 지쳐 있습니다.
이미 많이 지쳐 있었는데, 미련하게도 이제야 그걸 깨닫습니다.

늘 버릇처럼 글을 쓰고 음악을 들어야 하는 게 털보의 일상임에도,
그걸 게을리 하는 것 자체가 피곤의 시작임을 알았어야 했는데,
주말 동안의 속앓이 때문에 한참을 누워 있으면서 지쳐있음을 뒤늦게야 알았습니다.

이틀을 누워 있었더니 속앓이는 속앓이대로 고통을 줬지만
먼저 허리가 아픈 것이 도저히 더 이상 누워있게 하질 않았고,
꿈과 현실을 오가는 속에서 여러가지 꿈을 꿨던 것 같습니다.

꿈이 일상인지 현실이 일상인지 조금은 헛갈리더군요.
일요일 밤 휑한 정신으로 책상에 앉고 보니 달리 뭘 해야 될지 몰랐습니다.
밤은 절로 깊어가 열두시가 다 되었을 무렵,
주문해 놓고도 아직 보지 못했던 DVD를 컴퓨터에 걸었습니다.

소피마르소, 존 말코비치, 벵상 페레, 장 르노, 이렌느 야곱,
화니 아르당, 키아라 카셀리, 이네스 사스트르, 피터 웰러 등
호화출연진이 나오고 빔 벤더스 등의 감독이 연출했던,
1995년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는 '구름 저편에'라는 영화였습니다.

빔 벤더스영화가 털보에게 늘 그랬듯, 언어 이면에 숨어있는 내용들이 많아
조금은 어려운 영화였습니다.
속앓이를 부여잡고 보기에는 조금 힘든 영화이더군요.

장면들이 그냥 눈앞을 지나쳐 가는데 키아라 카셀리가 털보에게 이르듯
대사를 툭 내뱉더군요.

'멕시코에서, 유적탐사를 위해 과학자들과 현지 짐꾼들이 산을 오르고 있었어요.
한참을 오르다 짐꾼들이 갑자기 움직이지 않더라는 거에요.
과학자들은 짐꾼들을 다그쳤지만 그들은 꼼짝하지 않았더래요.
꽤 오랜 시간이 지나자 그제서야 짐꾼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대요.
과학자가 짐꾼들의 대장을 불러 왜 한동안 움직이지 않다가 이제서야 움직이는지 물어봤대요.
짐꾼들의 대장이 말하기를,
우리가 너무 바삐 빨리 왔기 때문에 우리의 영혼들이 미처 뒤쫓아 오지 못했다.
우리는 영혼이 뒤쫓아 오기를 기다렸던 것이고 이제 영혼들이 쫓아 왔으니 같이 갈것이다라고...'

극 중의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듯한 대사였지만
털보는 그 대사를 듣고 난 뒤 뒤통수를 얻어 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참동안 멍한 정신으로 있다 보니 속앓이도 잊어버리게 되더군요.

'그동안 털보는, 내 영혼을 뒤로 한 채 너무 바삐 움직였구나.
내 영혼이 채 쫓아올 틈도 주지 않은 채 너무 많은 일을 하려고 하였구나.
비록 몸이 지쳐 이렇게 누워 있을 동안 겨우 내 영혼은 지친 몸안으로 들어왔구나...
고맙다, 내 영혼아...'

월요일 아침, 털보네 속앓이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사실 속앓이는 아직 여전한 듯 한데, 마음이 편해졌기 때문일런지도 모릅니다.

...

오늘 들으시는 곡은 뉴에이지 컴필리에이션 앨범 '누구나 꿈꾸는 하루'의 첫번째 시디에서 골라본
Danny Wright의 Do you live, do you love 입니다.

감사합니다.



[img:Imagebank02.gif,align=,width=76,height=87,vspace=0,hspace=0,border=0]

Posted by 털보

2004/06/28 10:34 2004/06/2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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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동명 2004/06/29 12:46 # M/D Reply Permalink

    앞서갈 만큼의 속도라는것은 어찌 보면 참 무의미 한듯 싶습니다.
    돌아볼 또한번의 인생이 주어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종종 쉬어가실 수 있기를 빌께요. ^^

  2. 털보 2004/06/29 15:35 # M/D Reply Permalink

    너무 속도를 내니까 몸이 절로 아픈 것 같습니다.
    조금만 쉬었다 가라는 경고이겠죠...? 영혼이 따라올때까지 기다리라는 다른 메시지일수도...^^
    최근에 털보도 모르게 좀 서두른 경향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경고를 교훈으로 새겨야죠...
    하트님도...때로 천천히...^^

  3. 이동명 2004/06/29 16:29 # M/D Reply Permalink

    노력은 해보려 노력하겠지만, 그 노력이 노력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자신은 할 수 없습니다.

    ^^ 뭐 전 아직 털보님만큼 최선을 다해보지 않았거든요.
    털보님만큼 해보고 난후에 그런 반응이 오면 천천히 가볼께요. ^^

  4. 털보 2004/06/29 17:19 # M/D Reply Permalink

    음...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요...^^

    어디까지가 최선일지 모르니까 몸이 고생이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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