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깊어만 가고...


금요일, 모처럼 ㅊ모임 멤버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잠실에 사는 ㅊ, 신사동 언저리에 직장을 다니는 ㅊ.
부평에 사는 내가 백보 양보하여 교대역 14번출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교대역 14번 출구... 자주 ㅊ멤버들과 만났던 약속의 자리이기도 하다.
10여분 일찍 도착한 나는 옛 기억을 살린답시고,
그 유명한 교대곱창을 제쳐 두고 국밥집에 자리를 틀었다.
연이어 걸려오는 전화.
"국밥집으로 오시오."

국밥 한 그릇씩을 앞에 두고 소주를 마셨다.
엊그제 본 것 같은데, 벌써 한 달이나 지났단다.
국밥집은 주인이 바뀌었는지 예의 구수한 맛이 나지 않았다.
반병쯤 남아 있는 소주를 위해 술국을 하나 추가하고...

열흘만에 술을 마시다 보니 취기가 빨리 돌았다.
아니, 오랜만에 만난 멤버들과의 술이었기에 말도 많이 오갔고, 술잔도 그만큼 빨리 돌았기에 술을 많이 마신 것 같았다.
이렇게 같이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들과 하는 술자리는 언제나 즐겁다.
밖은 암만 고추바람이 분데도, 예전만 못한 술국이라 하더라도,
그들과 건네는 술잔은 흥겹고 마음이 따뜻해져 왔다.

아직도 내 속은 얼얼하다.
간밤의 흥겨움에 집은 어떻게 찾아왔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고,
늦은 기상시간때문에 아직도 얼얼한 속을 부여잡고 잠을 못 이루고 있다.

이렇게 밤이 깊어갈 즈음,
갑자기 생각나는 음악 하나가 있다.

지난 7월이던가...
몇년만에 처음으로 회사에서 홀로 밤을 지새던 그날...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무지 열정을 태우던 추억 속의 밤샘을 생각하며,
그 시간에 다른 사람들은 뭐할까... 아마도 잠에 빠졌을까...
아님 나처럼 밤을 새는 사람이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 날 들었던 음악이 바로 지금 흘러나오는
영화 와일드카드의 음악중 하나인 Cop's Ballad였다.
그때의 나처럼 밤낮없이 일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그 중에 하나일 형사를 그린 '와일드 카드'라는 영화를 떠올렸던 탓이다.

이 음악을 들으면 하나 더 생각나는 것이 있다.
칼칼한 목에 쏟아 붓고 싶은 얼린 보드카 한잔.
얼린 보드카 한잔과 또 맺어지는 ㅊ멤버들과의 추억.

오늘 밤은 괜스레
ㅊ멤버들과, 음악과, 음악에 대한 기억과, 다시 ㅊ멤버들과의 기억으로
생각이 도돌이표를 그린다.



Posted by 털보

2003/11/23 02:13 2003/11/23 02:13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www.doriok.com/rss/response/238

Trackback URL : http://www.doriok.com/trackback/238

Leave a comment
« Previous : 1 : ... 397 : 398 : 399 : 400 : 401 : 402 : 403 : 404 : 405 : ... 656 : Next »

블로그 이미지

토/털/미/래 Since Novemeber 21th, 2001

- 털보

Archives

Authors

  1. 털보

Calendar

«   2012/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Site Stats

Total hits:
473466
Today:
125
Yesterday:
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