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비, 그리고 빼빼로데이


이틀이나 계속해서 비가 내렸다.
그리 많은 비는 아니었지만 비가 한번 흩뿌리고 나서 바람이 일더니, 다시 내리는 비는 찬 비가 되어버렸다.
토끼를 데리러 가던 중에 우산을 받쳐들고 가다 보니 찬비에 은행잎이 보도 위로, 주차된 차 위로 떨어져 주위가 온통 젖은 노란 빛이 된 것을 볼 수 있었다.

'거리에 찬 바람 불어 오더니 한잎 두잎 낙엽은 지고...'

오래동안 잊었던 노래가 생각이 났다.
그 가수는 누구였더라... 윤 머시기였는데...
그래, 윤정하...
윤정하의 노래를 가만히 따라 부르다 보니 급해야 할 발걸음이 점차 느려지고 있었다.

아비를 기다리던 토끼가 저만치 찬비 속으로 뾰루퉁한 채로 보였다.
토끼에게 다가가 덥썩 안아들며 찬 볼을 나의 볼로 부벼주었다.
내 볼의 따뜻한 기운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토끼는 연신 오늘 유치원에서, 피아노학원에서 받았던 빼빼로를 자랑했다.
그래, 오늘이 빼빼로데이구나...

토끼에게 한마디를 붙혔다.
'비하고 바람 때문에 노란 낙엽이 다 떨어졌네...?'

토끼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늘이 빼빼로데이라서 나무들도 빼빼해지는 거야...'



Posted by 털보

2003/11/11 23:43 2003/11/1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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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록숲길 2003/11/13 01:20 # M/D Reply Permalink

    ㅎㅎㅎ
    에구 아이 키우다보니 별별 데이(day?^^)를 다 알게 되었네요...
    발렌타인 데이를 시작으로, 화이트데이, 쿠키데이, 와인데이, 로즈데이...
    빼빼로데이... 또 무슨 데이가 남았는지...?
    몽땅 낭비라고 전 끌끌 혀를 차지만 아이는 마냥 신나고 행복한가 봅니다^^

  2. easy 2003/11/13 09:11 # M/D Reply Permalink

    빼빼로데이....전 이날 남편과 첫키스를 한 날이랍니다. 절대 잊어버리지 않겠죠? ㅎㅎ

  3. 털보 2003/11/14 13:13 # M/D Reply Permalink

    숲길님, 오랜만이군요... 자주 좀 찾아 주세요...^^

    easy님은 아마도 빼빼로물고 게임을 하신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이...^^

    이 날, 빼빼로 말고도 그를 닮은 과자가 엄청 많은 걸 처음 알았답니다.

  4. xanadu 2003/12/03 12:09 # M/D Reply Permalink

    저런 토끼라면..... 저도 얼렁 서두르고 싶어지네여~^^*

  5. 털보 2003/12/04 21:06 # M/D Reply Permalin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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