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이나 계속해서 비가 내렸다.
그리 많은 비는 아니었지만 비가 한번 흩뿌리고 나서 바람이 일더니, 다시 내리는 비는 찬 비가 되어버렸다.
토끼를 데리러 가던 중에 우산을 받쳐들고 가다 보니 찬비에 은행잎이 보도 위로, 주차된 차 위로 떨어져 주위가 온통 젖은 노란 빛이 된 것을 볼 수 있었다.
'거리에 찬 바람 불어 오더니 한잎 두잎 낙엽은 지고...'
오래동안 잊었던 노래가 생각이 났다.
그 가수는 누구였더라... 윤 머시기였는데...
그래, 윤정하...
윤정하의 노래를 가만히 따라 부르다 보니 급해야 할 발걸음이 점차 느려지고 있었다.
아비를 기다리던 토끼가 저만치 찬비 속으로 뾰루퉁한 채로 보였다.
토끼에게 다가가 덥썩 안아들며 찬 볼을 나의 볼로 부벼주었다.
내 볼의 따뜻한 기운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토끼는 연신 오늘 유치원에서, 피아노학원에서 받았던 빼빼로를 자랑했다.
그래, 오늘이 빼빼로데이구나...
토끼에게 한마디를 붙혔다.
'비하고 바람 때문에 노란 낙엽이 다 떨어졌네...?'
토끼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늘이 빼빼로데이라서 나무들도 빼빼해지는 거야...'
Posted by 털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