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친구가 게임방을 운영하고 있다길래 친구를 찾았다.
게임방은 5층짜리 건물의 3층에 있었는데, 담배를 파는 곳은 유독 1층의 커피샵이었다.
그 건물에는 자그마한 구멍가게도 있었지만, 담배는 팔지 않았다.
담배를 사기 위해 커피샵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는 느낌은 웬지 조금 이상했다.
커피를 마시러 온 것도 아닌데 커피샵을 들어가는 것도 그렇고, 담배가게 아가씨가 아닌 커피샵 여주인의 `안녕하세요`하는 인사를 받는 것도 괜스레 겸연쩍었다.
`88 하나 주세요...`
괜히 주눅이 들어 미안한 듯한 느낌으로 담배를 청했다.
`네...`
여주인은 1000원을 받고 내게 담배를 주려다 담배의 비닐포장을 벗기고 있었다.
`아, 아니에요... 그냥 주세요...`
담배파는 가겟집 주인이 담배를 까 주는 것은 처음 보는 광경이었고, 괜한 부담이 가서 그냥 담배를 건네 받았다.
여주인의 무언가 섭섭하다는 얼굴을 뒤로 한채 나는 커피샵을 빠져 나왔다.
며칠후 친구의 게임방을 찾는 길에 나는 다시 그 커피샵에 들러야 했다.
집에서 담배를 가지고 나오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말이다.
커피샵에 가서 또 담배를 사야 하나...
잠깐 망설이다가 커피샵으로 들어섰다.
`88 하나 주세요...`
`네...`
여주인은 1000원을 받고 내게 담배를 주려다 또 다시 담배의 비닐포장을 벗겼다.
이번에는 그냥 비닐포장이 벗겨진 담배를 받으려고 했는데, 여주인은 비닐포장을 벗긴 후 은박지포장까지 벗기려했다.
`아, 아니...`
내 말이 채 나오기도 전에 담배갑은 은박지까지 뜯겨 나간 채였다.
담배 필터가 보이는 담배갑을 받아 들며, 나는 여주인에게 물어 보았다.
`저기... 왜 이렇게 주시는 거죠...? 참 친절하시군요...`
`아니에요. 이렇게 하지 않으면 담배를 사시는 분들이 껍질을 아무렇게나 버리잖아요.
여기서 제가 벗겨 드리면 다 좋아지는 일인데요, 뭘...`
난 커피샵을 나서며 굳이 그 여주인이 청소하기 귀찮아서 담배값을 뜯어 주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 여주인의 마음속에는 아주 고귀한, 여러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지혜가 깃들어 있다고 생각했다.
Posted by 털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