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학교 같이 가자 : Lullaby - Slata Cello


배경음악 : Lullaby - Salta Cello (▶버튼을 눌러 들으셔요)

[토/털/미/래] 아빠, 학교 같이 가자

오후 열시가 다 되었을 무렵, 핸드폰이 울렸다.
LCD로 보이는 발신지는 '우리집'.
여우이겠거니 생각하면서 여태까지 가지던 점잖은 목소리를 바꿀 준비를 하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빠~'
(응...? 토끼...?)

'오우, 우리 토끼... 아직 안잤어...?'
'응...'
'벌써 잘 시간이 지났는데...? 아빠 목소리 듣고 싶었어...?'

'나, 상장 탔다~!'
'응, 또...?'
'응'
'이번엔 어떤 상장이야?'
'그림 잘 그렸다고, 상장 받았어...'
'와~ 우리 토끼 장한데...? 축하해~~'
'...'

'아빠...'
'응...?'
'내일 학교 같이 가자...'
'...'
'...'
'그래... 내일은 꼭 아빠랑 같이 가자...'

뚝---

늘 토끼와 함께 하는 주말이었지만,
털보의 속앓이로 그리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질 못했다.
가뜩이나 늦은 귀가 때문에 평일엔 얼굴도 제대로 보지도 못하는데,
주말동안 제대로 시간도 못 보내었으니...

털보의 출근이 남들과는 조금 늦은 관계로
아주 가끔씩은 토끼와 함께 학교에 갔다가 이별인사를 하고 출근을 하곤 했다.
토끼는 아빠의 손을 잡고 출근하는 게 좋았나부다.
아니, 그렇게라도 아빠의 그리움을 충족하고 싶었나부다.

주말동안 못 다한 아빠의 그리움을 토끼는 그 한 마디로 대신한다.

'내일 학교 같이 가자...'

그래, 우리딸... 내일은 꼭 얼굴을 보도록 하자...
이 나쁜 아빠를 용서해 주길...

Posted by 털보

2004/06/30 19:46 2004/06/3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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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동명 2004/07/01 16:24 # M/D Reply Permalink

    아... 너무 애끓는 소리였군요.
    아이의 무기는 역시 그 진실된 반응.
    방어가 불가능한 무기인데... 그냥 시키는 대로 하심이 옳을 듯. ^^

  2. 털보 2004/07/01 20:38 # M/D Reply Permalink

    그렇죠... 그냥 시키는 대로 해야죠...
    내일은 같이 등교/출근할라구요...^^

  3. 경화 2006/05/11 10:55 # M/D Reply Permalink

    아이들은 참 기막힌 요구들을 하는데 그 기막힘이란 전혀 욕심없는 맑고 순수한 그대로여서 오히려 어른들이 당혹스러워요.
    토끼가 그린 모기동화를 보고 한참 웃고 또 들여다보고 했습니다 ^^
    아주 공감가는 일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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